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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의 전술 중심축으로 활약 중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AS모나코),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튼 원더러스) 등 이른바 '양박쌍용'이 '거함'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저마다의 승점 사냥 해법을 내놨다.
허정무 감독은 14일 밤(이하 한국시각)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러스텐버그의 헌터스 레스트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4인방은 저마다의 각오와 함께 아르헨티나전을 맞아 마음 속에 담아 둔 출사표를 공개했다. 모두가 자신감이 가득했고, 의욕에 넘쳤다. 이는 "상대가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승리에 있다"고 했던 허정무 감독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 박지성 "수비조직력이 관건"
주장 박지성은 아르헨전의 관건으로 수비조직력을 첫 손에 꼽았다. 상대 주포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대해 말문을 연 그는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고, 내로라하는 수비수들이 막아내지 못했다"면서 "그 선수를 막는 일은 힘들 것이며,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메시의 전담 마크맨은 박지성'이라는 우리 축구팬들의 기대에 살짝 어긋난다.
하지만 박지성의 발언은 '불가능'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써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메시는 한 선수가 막아낼 수 없는 인물"이라 언급한 박지성은 "전체적인 수비조직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 명의 수비 전문가가 아니라 선수단 전체의 힘으로 메시를 막아내야한다는 이야기다.
박주영은 최전방 골잡이답게 '공격포인트'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치른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2-0승)에서 무득점에 그친 바 있는 그는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에서는 골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그리스전 이후 자신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몸값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전에서는) 비싼 몸값을 못하도록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박주영의 발언치고는 제법 수위가 높다. 전의(戰意)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날개 미드필더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도중 벌일 기 싸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선제골을 터뜨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리스전과 마찬가지로 먼저 골을 기록한다면 심리적인 안정을 얻으며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셈이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전은 가진 것을 최대한 발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적은 찬스 속에서도 제대로 결정짓기만 한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 기성용 "세트피스 찬스 살려야"
중앙 미드필더로서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기성용은 세트피스 찬스를 적극적으로 살려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스전과 달리 아르헨티나전의 관건은 골을 넣는 것보다는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모아질 것"이라 예상한 기성용은 "찬스가 많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대 위험지역 부근에서 얻어내는 세트피스 찬스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성용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하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면서 "경기가 열리는 요하네스버그가 고지대라는 점을 감안해 킥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성용은 박주영, 염기훈(울산 현대) 등과 함께 한국축구대표팀의 프리킥 찬스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는 전반7분 오른발 프리킥으로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의 선제골을 도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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