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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억은 지워진지 오래다. 더 이상 밀리면 4강권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포 김상현은 부상으로 개점 휴업이고 새롭게 더할 전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다시는 따라잡기 힘든 위기로 몰릴 수 있다.
마운드 보직 파괴와 변경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특히 불펜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
KIA는 올시즌 유독 역전패를 많이 허용하고 있다. 29일 현재 7회까지 앞선 경기를 내준 것이 10번이나 된다. 동점상황을 더하면 무려 25패나 당했다.
KIA는 지난해 6선발 체제를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부족한 불펜 자원은 선발이 보다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메워냈다.
그러나 올시즌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며 큰 그림에 이상이 생겼다. 이제는 에이스 윤석민까지 이탈한 상황이다.
다소 비정상 적이며 무리하는 운영이 되더라도 흐름을 바꾸는 것이 먼저다.
보직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아직 KIA의 마무리는 유동훈이다. 그러나 유동훈은 최근 마무리 상황에서 좀처럼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블론 세이브가 부쩍 늘어나며 신뢰를 잃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동훈은 대신해 나선 투수들(혹은 선발을 계속 끌고가는 경우에도)이 제 몫을 못해준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패배는 두배의 아픔이 된다. 1패도 1패지만 마무리 투수의 자부심에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서야 한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무게는 더욱 무거워진다. 누군가 확실하게 책임을 질 수 있도록해야 한다. 그만큼 예우를 해주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KIA는 분명 위기다. 그러나 이정도로 밀릴 만큼 허약한 팀은 아니다. 분위기를 바꿀 특단의 조치가 성공을 거둔다면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을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