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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부터 방어권·절차 강조한 송옥렬…기대감 커지는 재계

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자 “조사권 남용 문제 없도록”
재계, 구체적 위반 혐의 및 조사대상 사업장 특정 요구
현장조사 연장 기준 마련, ACP 보장 요구 목소리도
“첫 간담회 방어권 언급 이례적…변화 기대”
  • 등록 2022-07-07 오전 5:30:01

    수정 2022-07-07 오전 10:33:42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첫 대면부터 공정위 신뢰를 강조하며 조사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조사대상 기업의 방어권을 강조하고 나섰다. 재계에서는 송 후보자의 기조에 환영을 뜻을 보내는 동시에 구체적 애로를 언급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송 후보자는 5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된 첫 간담회에서 “(공정위에 대한)시장 신뢰는 조사를 받는 기업으로부터의 신뢰에서 나온다. 조사권이 남용되는 등의 문제 제기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 및 조사대상 업체의 방어권 확보 등을 연구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송 후보자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재계 “구체적 위반 혐의 및 조사대상 사업장 특정해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 조사에서 기업의 가장 큰 불만은 조사공문에 구체적 법 위반 혐의나 조사대상 사업장이 특정되지 않은 점이다. 공문에는 자세한 혐의 대신 ‘부당공동행위(카르텔)’와 같이 단순한 위반 법 조항만 기재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확히 무슨 이유로 조사를 받는지 알 수 없기에 방어가 어렵다. 특히 공정위 조사방해 관련 형벌이 있고, 공정거래법 위반에도 거의 모두 형벌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게 재계의 반응이다.

공정위는 2016년 사건처리 3.0에 ‘구체적 법 위반 혐의 및 조사대상 사업장 특정’을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공정거래법 전문변호사 A씨는 “구체적인 위반 혐의 미기재와 함께 가끔 하도급 위반을 조사하러 왔다면서도 담합까지 보는 경우도 많다. 사실상 별건조사”라며 “최소한 기업이 어떤 조사를 받는 것인지는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의적인 현장조사 연장에 대한 불만도 크다. 공정위 위임전결에 따르면 현장조사 착수 결정은 사건 중요도에 따라 위원장·부위원장까지 결재를 받지만 이후 연장 여부는 국·과장이 임의로 결정한다. 연장 횟수 제한도 없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무한정 현장조사를 연장할 수 있기에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이라며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사진=이데일리DB)
ACP 보장 및 사전 의견청취 절차 개선 시급

변호사-의뢰인 비밀보호제도(Attorney-Client Privilege·ACP)의 보장은 재계가 공정위에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방어권이다. 기업들은 CP(공정거래준수프로그램)를 운용하면서 대부분 법률자문을 받는데, 공정위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불문율로 인정해줬던 법률자문 문서를 오히려 제재 증거로 활용하면서 불만이 컸다. 위법 행위를 피하려 받았던 법률자문이 제재의 단서로 활용되면서 CP 활동도 함께 위축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법률자문을 받는다는 것은 적법한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인데 ACP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새 정부 공정위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경쟁당국이 ACP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한국 뿐이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심결(심의) 과정에서는 사전 의견청취 절차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사전 의견청취는 전원회의·소회의를 앞두고 위원들이 피심인(제재대상 기업) 측의 의견을 미리 수렴하기 위한 절차인데, 의견청취 과정에 자신들과 싸워야 할 심사관(사무처)이 동석해 제대로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통상 심사관은 사전 의견청취에서 의견을 밝히지 않고 피심인의 의견을 청취만 한다.

공정거래법 전문변호사 B씨는 “심사관의 의견은 전혀 밝히지 않고 피심인 측 이야기만 들으면 사실상 기업은 전략이 노출된다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심사관을 배제하고 위원과 만나게 하거나, 심사관도 발언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계에서는 ‘고시3관왕’이자 법조인인 송 후보자가 위원장이 되면 공정위가 종전보다 방어권 및 절차적 정당성을 고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돈다. 송 후보자가 위원장이 되면 1981년 공정위 출범 이후 첫 법조인 출신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정위원장이 첫 간담회부터 방어권을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라며 “법조인 출신이니 제대로 추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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