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면세점 진출, 결국 중소 면세점 고사로 이어질 것"

[위기의 면세사업]③조성민 그랜드면세점 사장 인터뷰
지난해 매출 210억원 코로나 이전 78%↓
인테리어·인건비 등 대기업보다 비용 부담 높아
코로나19 이전 정상화까지 임대료 지원 절실
  • 등록 2023-02-22 오전 5:35:00

    수정 2023-02-22 오전 5:35:0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조성민 그랜드면세점 대표이사 사장은 21일 이데일리와 만나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에 대해 “코로나19 시기 몸집을 키운 CDFG가 국내에 둥지를 틀 경우 대기업 면세 사업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중소·중견 업체가 가장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성민 그랜드면세점 대표. (사진=그랜드면세점)
2013년 대구 시내면세점으로 시작한 그랜드면세점은 지난 2018년 9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중심부 DF11 구역에 진출했다. 중앙 무대로 진출하면서 시내·인터넷·출국장·기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종합 면세사업자로 도약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닥치면서 경영난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210억원으로 2019년(810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조 사장은 “임대 사업자인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는 국내 면세사업자를 보호하기보다는 높은 임대료를 받는 게 우선일 것”이라며 “CDFG가 들어와 대기업이 힘들어지면 기존 중소·중견 면세점의 몫을 가져갈 수밖에 없고, 결국 한정된 파이 나눠먹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중견 면세 사업자들은 막대한 임대료가 문제다. 인천공항공사가 올해부터 매출에 연동해 수수료를 받던 방식을 종료하고 정상 임대료를 부과하면서, 매달 매출보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는 업체들의 누적 적자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그랜드면세점의 현재 직원 수는 약 70여명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250여명)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임직원 월급을 삭감하며 3년여간 버텨왔지만 임대료 정상화 이후 현재 남은 직원을 다시 내보내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조 사장은 “2018년 계약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제안서는 면세 사업이 2023년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는 것이 전제된 상황이었다”며 “2019년 월 매출 30억~40억원 수준에서 최근 월평균 매출이 6억~7억원으로 고꾸라진 상황에 계약 때 제시한 고정임대료 월 12억원을 감당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인천공항은 정부 대책에 따라 지난 2020년 8월부터 입점 사업자에게 고정 임대료 대신 매출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받아왔다. 정부는 2019년 여객 수요의 80% 회복할 경우 조기 종료하는 조건으로 6개월 단위로 지원을 연장하다 작년 6월에 연말 기준으로 감면 혜택 일몰을 확정, 지난 1월 지원 종료를 업계에 통보했다.

대기업의 경우 인천공항 적자분을 시내 면세점에서 메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중견 사업자의 경우 시내점을 철수한 상황이라 더 어렵다. 또 대기업은 평당 2500~3500만원이 드는 면세점 인테리어 비용이나 매장 직원 인건비를 각각의 브랜드에서 감당하지만 중소·중견 기업은 오롯이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조 사장은 “면세 사업의 경쟁력은 브랜드, 마진, 핵심 상품의 질에서 나오지만 명품 브랜드는 중소·중견에 들어오지 않는데다가 마진율도 45~50%로 대기업보다 최대 10%포인트 적다”며 “이런 상황에 대기업도 어렵다고 지원 요청을 하는데 중소중견 업체는 오죽하겠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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