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상승에 커지는 고민, 은행권 부실대출 손실처리 ‘껑충’

1분기 대손상각비 1조3000억대…전년대비 145% 증가
NIM 개선됐지만 차주 부담 커져, 연체율 1% 넘는 곳도
연체율 관리 본격화, 상각·매각 6510억으로 16% 늘어
  • 등록 2023-06-07 오전 5:19:33

    수정 2023-06-07 오전 5:19:3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들어 은행권 대출 연체가 증가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졌다. 고금리에 힘입어 대규모 이자이익을 창출했지만 늘어난 대출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차주들이 늘어난 탓이다. 은행들은 실제 부실채권을 손실 처리하거나 싼값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 상각과 충당금 등을 반영해 은행들이 지출 비용으로 처리한 금액은 1년새 두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IM 최고 2.96%, 이자이익이 실적 견인

6일 이데일리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특수은행(NH농협·Sh수협),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인터넷은행(카카오·케이·토스) 15개의 1분기 경영 공시를 분석한 결과 대손상각비는 1조3193억원으로 전년동기(5386억원)대비 145.0% 증가했다.

4대 은행만 놓고 보면 1분기 대손상각비가 7191억원으로 전년동기(1899억원)보다 278.7% 급증했다. 인터넷은행도 같은기간 754억원에서 1871억원으로 148.1% 늘어 본격적으로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특수은행(1974억원)과 지방은행(2157억원)은 1년새 각각 31.3%, 75.4% 증가했다.

은행들이 재무제표상 손익계산서에 기재하는 대손상각비는 부실채권 매각·상각과 준비금 성격의 충당금 등을 포함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다.

같은기간 은행 15개 당기순이익(개별 기준)은 3조9184억원에서 4조6183억원으로 17.9% 늘었다. 리스크에 대응한 비용 처리 증가폭이 순이익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1분기 은행들의 각종 이익 관련 지표는 1년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부실 징후가 커지면서 이에 못지않게 리스크 관련 지출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5개 은행의 1분기 평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26%로 전년동기(5.02%)보다 3%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4대 은행이 평균 11.78%로 가장 높았고 이어 특수은행 10.04%, 지방은행 9.81% 순이다. 인터넷은행은 아직까지 이익이 나지 않는 토스뱅크(-11.67%)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0.73%에 그쳤다.

은행별로는 광주은행 13.97%, 우리은행 13.37%, 하나은행 12.86%, 전북은행 11.51%, 신한은행 10.96%, 대구은행 10.84% 등 순으로 높았다. 일부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며 실적이 성장했다.

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의 증가 영향이 크다. 1분기 15개 은행 평균 NIM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78%에서 올해 1분기 2.06%로 0.28%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들어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높은 금리가 적용됐던 대출 잔액이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NIM은 지방은행(2.34%)이 가장 높았고 인터넷은행(2.22%)도 2%대를 넘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NIM이 각각 2.96%, 2.93%에 달했고 카카오뱅크도 2.62%로 높은 편이었다. 4대 은행과 특수은행은 각각 1.68%, 1.72%에 머물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더 늦으면 큰일” 부실채권 매각 증가세


은행 이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연체율 또한 꾸준히 상승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3%로 전년동월말(0.22%)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기준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토스뱅크(1.32%)로 전년동기(0.04%)보다 대폭 상승했다. 케이뱅크(0.82%), 카카오뱅크(0.58%)도 전년동기 각각 0.48%, 0.26%보다 크게 올랐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규모가 늘면서 연체율 또한 올랐다.

전북은행은 1.19%로 두 번째로 높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1.73%로 전체 은행권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제주은행(0.59%), 대구은행(0.54%)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실채권(NPL)인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상승세다. 15개 은행의 NPL비율을 단순 합산해 나눈 수치는 1분기 0.49%로 전년동기(0.32%)보다 0.17%포인트 올랐다. 토스뱅크 1.04%, 케이뱅크 0.94%, 전북은행 0.85%, 대구은행 0.60% 등 순으로 높았다.

4대 은행의 경우 1분기 연체율은 0.20~0.28%로 아직까진 안정적이지만 지난해 1분기 0.12~0.21%와 비교하면 부쩍 올라갔다. NPL비율도 같은기간 0.19~0.26%에서 0.19~0.28%로 소폭 상승했다.

실제 부실이 발생한 대출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13개 은행(농협·수협은행, 토스뱅크 제외)이 올해 1분기 손상으로 인식해 손실 처리했거나(상각), 부실채권을 매각한 규모는 6510억원으로 전년동기(5621억원)대비 15.8% 증가했다.

상각은 1분기 4686억원으로 전년동기(4768억원)대비 오히려 1.7% 감소한 반면 매각은 같은기간 853억원에서 1824억원으로 113.9%나 늘었다. 부실화된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가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전문회사 등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4대 은행의 상각·매각 규모는 총 4496억원, 각사별로는 1000억~1300억원대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129억원에서 올해 1분기는 204억원, 케이뱅크는 같은기간 6억원에서 40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방은행은 적게는 28억원(제주은행)에서 많게는 519억원(부산은행)으로 다양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 심사 전략의 정교화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여신 건전성 관리를 해나갈 예정”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금융 부담 완화를 통한 금융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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