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업체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계 특성상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어닝 시즌이 다가올 수록 상장사 ‘실적 쇼크’에 대한 우려가 짙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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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71곳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22조5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석달 전 전망치(28조2020억원)보다 20.1% 감소한 것이다. 한달 전(23조4136억원)에 비해서도 3.8% 하향 조정됐다.
매출액 전망치(369조3715억원)는 석달 전보다 0.5% 줄었고, 순이익 전망치는 16조335억원으로 22.7%나 하향 조정됐다. 조사 대상 171개사 중 114곳(66.7%)이 3개월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더 심각하다. 이 회사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4428억원, 영업이익 8270억원, 순이익 6849억원으로 제시됐는데, 이는 석달 전보다 각각 8.2%, 59.9%, 55.6% 쪼그라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하락 폭은 엘앤에프(-66.6%)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59.4%, 85.2% 적은 수준이다.
한전 등 6개社, 석달새 실적 전망 ‘적자’로 변경
석달 전만 해도 흑자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던 한국전력(015760), 현대중공업(009540), 파라다이스(034230), 위메이드(112040), OCI(010060), 현대일렉트릭(267260) 등 6개사의 실적 전망치는 이달 들어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기존 적자 예상 기업이었던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중공업(010140), 게임빌(063080), LG이노텍(011070) 등 10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적자’로 나왔다.
이밖에 엘앤에프(066970)(-66.6%), 넷마블(251270)(-52.8%), 대한유화(006650)(-51.2%), 이마트(139480)(-48.0%), 스튜디오드래곤(253450)(-43.2%) 등의 실적 전망치도 3개월 전에 비해 40% 이상 하락했다.
반면, 석달 전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곳은 현대차(005380)(3.7%), LG전자(066570)(9.5%), 호텔신라(008770)(24.8%),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21.5%), 아프리카TV(067160)(10.6%) 등 57개사에 불과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메크로 환경이 악화일로에 있어 2분기 실적 기대치는 더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에 관심을 높이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