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ETF 매수 차익거래 전면 중단...왜

외국인에 ETF 매도 유인 부추겨..본의 아니게 稅면제
우본, 코스피 시장서 왜 계속 순매도?..통계 오해 논란
  • 등록 2019-06-17 오전 6:00:00

    수정 2019-06-17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올해부터 상장지수펀드(ETF) 매수를 활용한 차익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올 들어 ETF 거래대금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TF 거래대금 감소는 증시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본의 ETF 매수 차익 거래 중단이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본은 올 들어 저평가된 코스피200 현물바스켓을 사고 고평가된 코스피200선물을 파는 차익 거래만 하고 있다.

그전까진 현물을 사들일 때 증권거래세가 면제된 코스피200 연계 ETF를 사고 선물을 매도한 뒤 ETF를 즉시 주식 현물 바스켓으로 바꿔 현물을 매도해 추후 선물포지션을 정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현물을 살 때 세금이 면제된 ETF를 사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ETF는 거래세가 면제돼 통상적으로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현물 바스켓보다 세금만큼 저평가돼 있다.

우본 관계자는 “ETF를 매수하는 차익거래가 수익률 측면에선 유리하다”며 “그동안 ETF 매수 차익거래를 했다가 말았다가 반복했는데 올해 초부터는 아예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더 높은 데도 우본이 ETF 매수 차익거래를 안 하기로 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우본의 ETF 차익거래가 본의 아니게 외국인들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줘 거래세 세수를 줄일 것이란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우본이 코스피200 연계 ETF를 지속적으로 사다 보니 ETF 가격이 코스피200 현물바스켓과 비슷한 수준 이상으로 올라서는 일이 잦아졌다. 이를 지켜본 또 다른 차익 거래 세력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본과 반대로 시장에서 사들인 현물바스켓을 코스피200ETF로 설정한 뒤 ETF를 매도하는 전략을 취했다.

ETF를 팔면 거래세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ETF 시장에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3조9900억원, 3조1200억원 순매도했다. 우본이 차익거래로 수익을 내는 것은 좋은데 외국인들의 세금을 줄여줘 세수가 감소할 우려로 이어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두 번째는 우본이 매수차익거래(현물 매수, 선물 매도)를 하는 데도 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선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하느냐는 것이다. 우본이 주가를 내리는 세력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실제로 우본은 2017년 코스피 지수가 20% 넘게 급등했을 때 코스피 시장에서 10조9700억원이나 순매도를 보였다. 2018년에는 1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집계되지 않는 ETF시장에서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2017년엔 11조2600억원, 2018년엔 1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는 우본이 싼 ETF를 매수한 뒤 즉각 현물로 환매해 시장에 내다 판 영향이다. 선물 거래를 동반한 현물 매도는 세금이 면제된다.

그러나 이런 통계 논란은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연기금과 우본 등 국가·지자체 매매가 합산돼 공표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 때문에 올해부턴 우본의 코스피와 ETF 매매 동향을 알기 어렵게 됐다.

우본이 ETF 매수 차익 거래를 중단한 이후 올해 ETF 전체 거래대금은 소폭 감소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월별 하루평균 ETF 거래대금은 1조3500억원으로 지난해(1조4600억원)보다 7.4% 줄었다. 다만 거래소 관계자는 “우본의 ETF 매수 차익 거래 중단 전과 이후의 수급을 분석해보진 않았으나 올 들어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줄었다”며 “이는 시황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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