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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기 작가(이하 쿠):작품이 완결되고 석달이 지난 시점임에도 ‘에트나 코믹스’ 현장에서 현지 독자분들과 조직위원회에서 많이 환영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얼른 차기작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한국 웹툰이 서양권, 그것도 유럽에서 호응을 모으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킬링 스토킹의 경우 꾸준하게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쿠: 세계적으로 여전히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인 스릴러가 ‘킬링 스토킹’ 안에 많은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서 국경을 불문하고 해외독자분들도 재밌게 즐겨주신 게 아닐까해요. 더불어 주인공들의 케미가 감질나다고 좋아하셨던 팬분들의 말씀도 함께 떠오릅니다.
작품의 주제와 배경이 오묘하면서도 복잡합니다. 단순하지 않은데, 작가님이 처음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된 의도와 배경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쿠:일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하고 무서운 일들을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시간을 추적하다 보면 역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킬링 스토킹’은 이 같은 배경에서 스토킹이라는 흔한 소재 위에 ‘만약 스토킹당하는 인물이 살인마라면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먼저 한 작품입니다. 인물의 시간을 추적하고 함께 그 시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그 여정을 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쿠:작품 속 인물이 불안한 캐릭터이건 악인이건 그 인물을 이해하려고 먼저 노력합니다. 저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 독자분들께 이해를 바랄 수는 없으니까요. 어느 한 인물이 갖고 있는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저도 등장인물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윤범도 마찬가지에요. 윤범의 지나온 시간을 추적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저 스스로도 이야기의 개연성이 생기고 그래야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어요. 답을 얻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노력이에요.
내용과 작화 등등 이 웹툰은 작가의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연재기간 동안 작가님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쿠:‘킬링 스토킹’은 한 회 분량이 너무 많아 오르지 작업위주로 생활해야 주간 연재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작업만하는 일상을 매일 반복해야했어요.
스토리 속 상우의 엄마는 많은 독자들에게 큰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상우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 같은데요. 상우 엄마에 대한 작가님의 설정 의도는 무엇인지요.
쿠:평범한 사람이 악인의 되는데는 여러 배경이 있겠지만 ‘유년시절 어머니의 사랑 부재’는 오랜 시간 치유되기 힘든 상처라고 생각합니다. 유년기는 인생에서 그냥 지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긴 인생의 연장선에서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작품 속 전반에는 동성애 코드가 깊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윤범과 달리 상우의 경우 이성애자로 표현되는 것 같아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작가님이 웹툰 속 동성애 코드로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쿠:작품에서 표현된 동성애 코드는 닮은 듯 다른 두 주인공의 상처를 상징합니다. 윤범과 상우의 과거는 현재 같은 공간에서 부딪힙니다. 한데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한다고 해도 과거의 상처로 인해 걸어온 각자의 길이 다르기에 모든 상처가 공유될 수 없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K웹툰을 만드셨는데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차기작 또는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쿠:여러 장르의 차기작들을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연재기간 2년넘게 어디 한번 제대로 못가보고 작품에 몰두했었던지라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들을 충분히 여행하고 온 후에 천천히 준비해볼까 생각합니다.
쿠:‘킬링 스토킹’을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고 생소한 분들은 계실 텐데 첫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돼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이데일리> 독자분들께도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 중에서 멘탈이 어느정도 강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킬링 스토킹’을 읽어보는 것에 한번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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