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의 타임머신]세계 TV 1위 노리던 김우중의 `탱크주의`

故김우중 회장 1993년 '세계경영'·'탱크주의' 선언
대우전자, 1997년 佛 TMM 인수로 TV 1위 노리기도
올 7월 위니아대우로 사명 변경하며 활발한 사업
  • 등록 2019-12-14 오전 6:30:00

    수정 2019-12-14 오전 6:30:00

1993년 1월 대우전자가 내놓은 ‘탱크주의’ 신문 광고. (사진=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한 때 우리나라 재계 2위 대우그룹을 세운 고(故)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 10일 향년 83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전 회장은 직접 쓴 베스트셀러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대우그룹은 ‘세계 경영’을 앞세워 한 때는 한국 수출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상당수 계열사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에도 ‘대우’라는 명칭을 사명에 유지하며 지금도 활발히 기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우전자(현 위니아대우)는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국내 3위 가전업체로 지금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우전자는 1974년 설립된 이후 1983년 대한전선 가전사업부를 합쳐 대우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금성사(현 LG전자), 아남전자 등과 함께 국내 TV 업계를 주도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1993년 ‘세계 경영’과 함께 대우전자에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탱크주의’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그해는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컬러TV 생산국으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배순훈 사장은 직접 탱크주의 TV 광고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배순훈 사장은 이후 대우전자 회장을 거쳐 정보통신부 장관 등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대우세계경영연구회)
김 전 회장은 대우전자를 세계 1위 TV 업체로 도약시키기 위해 IMF 외환위기 직전 승부수를 던집니다. 대우그룹은 1997년 7월, 프랑스 국영기업이었던 톰슨(Thomson)그룹의 TV사업 부문 ‘톰슨 멀티미디어’(TMM) 인수를 추진한 것입니다. 당시 TMM은 유럽에서 필립스에 이어 TV시장 2위, 북미 시장에선 1위 업체였습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대우전자는 단숨에 세계 최대 TV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노조와 언론, 야당 등 국내의 거센 반발로 TMM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TMM은 중국 업체인 TCL에 매각됐고 TCL이 중국 최대 및 세계 4위 TV 업체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하지만 대우전자는 TMM 인수가 좌절된 직후인 1998년 1월, 그해 컬러TV 생산목표를 1225만대로 잡고 1200만대인 일본의 소니를 넘어 세계 1위에 등극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나 대우그룹이 그해 11월 1차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이듬해 8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해체 수순을 밟으며, 대우전자의 TV 세계 1위의 꿈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대우전자는 2002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새롭게 출범했고 2013년 1월엔 동부그룹(현 DB그룹)에 인수돼 같은 해 4월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2월에는 대유그룹(현 대유위니아그룹)에 또다시 인수됐고 올 7월 ‘위니아대우’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여러차례 사명 변경과 매각 과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대우’라는 이름을 간직한 것입니다. 위니아대우는 지난 6월엔 65·75인치 클라쎄 UH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대형TV 라인업 강화에도 나섰습니다.

위니아대우의 히트작인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지난달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에서 2만 6000대 판매(누적 10만대)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생전에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우리끼리 경쟁하며 살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의 이런 경영 철학은 지금도 위니아대우에서 유지되고 있는듯 합니다.

위니아대우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사진=위니아대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