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 피해 여중생 오빠 "쓰러진 동생 질질 끌고 가..."

  • 등록 2020-04-01 오전 12:10:00

    수정 2020-04-01 오전 7:46:07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아파트 승강기 안 CCTV를 보면 가해자들이 쓰러진 동생을 시체 옮기듯 질질 끌고 갑니다. 그대로 맨 위층으로 올라가 범행을 저질렀어요.”

왼쪽부터 엘리베이터 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
같은 학년 남학생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의 오빠 A씨는 3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건을 설명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그는 “동생의 상황을 언론에 알리는 게 걱정스럽다”면서도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천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A씨 여동생은 지난해 12월 말 가족이 잠든 새벽에 학교 후배의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머리가 헝클어진 채 귀가했고,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조차 기억을 못 했다고 한다. 만신창이가 된 동생을 보고 A씨의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는 가해자인 동급생 2명이 집중적으로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고 가해자와 평소 친분이 있던 사이가 아니었다.

A씨는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로 동생을 불러냈다”며 “이때 동생과 친한 남자 후배에게 동생을 부르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해자들은 동생에게 술을 먹였고, 동생이 쓰러지자 아파트 맨 꼭대기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는 태연하게 국밥을 먹으러 갔다”며 “동생이 차가운 계단에 쓰러져 있을 때 가해자들은 아침까지 챙겨 먹으며 배를 채웠을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분이 차오른다”고 토로했다.

A씨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그날 이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의 동생은 다른 학교로 옮겼고 가족들은 소문을 피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A씨는 “한때 제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도 엄마는 울지 않는 강인한 분이셨다”며 “그날 이후 잠이 안 와 새벽에 뒤척이다 보면 멀리서 엄마가 혼자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A씨는 “평소에 오빠 말도 잘 듣고 (성격도) 밝았던 동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며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범행 후 변호사를 선임해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가해자 중 한 명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가해자가 쓰러진 동생에게 침 뱉고 폭행한 사실도 들었다”며 “아직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내용도 많다”고 밝혔다. 또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인 것과는 별개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불법 촬영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가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B군 등 중학생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 B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의 어머니가 사건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5만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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