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실장 “후원전화 받을 때마다 죄짓는 기분”

  • 등록 2020-05-23 오전 2:00:00

    수정 2020-05-23 오전 2:00: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후원금 유용 의혹이 내부고발로 나온 대한불교 조계종 운영 나눔의집 실무자가 “후원전화 받을 때마다 죄짓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내부고발을 한 김대월 학예실장은 2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나눔의집에는 위안부 피해자 6명이 생활 중이다. 고발에 따르면 나눔의집은 후원금을 전적으로 피해자 복지에 사용하지 않고 유용한 의혹이 있다.
19일 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온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8년부터 일을 했다는 김 실장은 고발에 나선 이유로 “하나는 할머니한테 온당치 않은 대우를 한다는 거, 또 하나는 할머니들을 위해서 성금을 보냈는데 기만한다는 거. 이 두 가지 때문에 내부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2층 증축을 이유로 운영진이 피해자가 기거하던 방의 물품을 모두 외부에 방치한 사건이 고발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중국에서 어렵게 살다 국내로 돌아온 피해자들이 “한국에 오셔서 삼시세끼 밥 주고 여름에 안 덥고 겨울에 안 추운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만족해 하셨다”며 운영진이 이들의 복지를 게을리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후원금이 달마다 2억원 가까이 들어옴에도, 할머니들이 생활에 만족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20년 동안 운영해왔음에도 장부 기록조차 되지 않은 사실도 지적했다. 그는 “사무국장한테 여태까지 외화가 많이 들어왔는데 그거에 대한 장부가 어디 있느냐 (물었더니) 여태까지 20년 동안 장부를 만들어놓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이밖에도 여러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한 김 실장은 다만 위안부 피해자 관련 운동이 폄훼되지는 않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나눔의 집이 문제가 돼서 위안부 운동 전체를 폄훼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나눔의 집은 할머니 방 하나만 봐도 전쟁 피해자의 전쟁 후의 삶, 그리고 그 사람들의 인식, 그 다음에 우리 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봤는지에 대한 그 시선들이 이 나눔의 집을 보면 확인할 수가 있다”며 잘 보존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후원전화를 받을 때의 참담했던 심경도 전했다. 김 실장은 “제가 정말 반성하는 것은 후원 문의 전화가 오면 제가 저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받았다. 왜냐면 후원 안 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이 다 뭉쳐서 공익제보를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너무 죄짓는 기분이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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