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을 진행하면서 주제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신기술 인재는 어떤 일자리와 기업을 만들어 가는가?’로 진화해 나갔다. 우선 우리 디지털 신산업 생태계를 바꾸어가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보자.
“저희 명함엔 주소가 없어요. 각자 재택근무나 공유오피스에서 일하고 사무실이 없거든요.”
“기업 구성원 수가 축구팀 숫자를 넘는 순간부터 ‘관리 이슈’가 나온다고 하죠. 저희 회사는 축구팀보다 많은 직원들이 모두 출퇴근 없이 일하는 회사입니다.”
“대학 때 스타트업에서 다섯 번 인턴십을 한 후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가 있어요. 입사 2년차인데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 중이예요. 열심히 일하는데도 본인의 역량에 비해 기회가 주어지질 않는다는 거죠. 결국 자기만의 프로젝트, 즉 스타트업이 탈출구였어요.”
“스타트업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에게 공격적입니다. 면접 보고 돌아가는 길에 합격 문자를 받기도 해요. 특히 여러 경험을 통해 준비된 인재들에게는 기회가 넓게 열려 있어요. 구직중인 분들께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이루며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생생한 목소리는 스타트업 현장이 곧 새로운 직업 교육 학교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저는 ‘스타트업이 학교다!’ 라는 그림을 그려 봅니다. 좋은 스타트업 100개가 모이면 웬만한 대학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스타트업 고용 현장에서 현실과 학교 간의 갭(gap)을 좁힐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작년 8월 미국의 직업 탐색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는 구글, 애플을 비롯한 13개의 대표적인 테크기업들이 인재 채용 시 ‘대학 학위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더욱이 대학의 정규과정(formal education)보다 실무경험(hands on experience)과 현장훈련(on the job training)에 더 가치를 두겠다고 했다. 스타트업 혁신생태계 실리콘밸리의 채용패턴 변화는 이미 우리 한국의 스타트업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해 코로나19로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디지털 벤처기업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얼마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벤처천억기업 조사’에서도 연간 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 종사 근로자 수는 23만 명에 달해 재계 4위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채용패턴 또한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하고 모두 수시채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기업의 채용기준은 직무에 적합한 일의 경험과 다양한 형태로 축적된 학습이력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일자리와 직업 교육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물어보라”고 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