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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일자리의 미래, 스타트업에 물어보라

  • 등록 2021-03-08 오전 5:00:10

    수정 2021-03-08 오전 9:12:22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기계공학부 교수] ‘디지털 신기술 인재를 어떻게 시장수요에 맞게 양성할 수 있을까?’ 지난해 부터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해온 포럼 주제다. 발제자는 신산업 분야에서 떠오르는, 요즘 표현으로 ‘핫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초청했다. 그들의 경험담을 통해 당면한 청년 일자리, 그리고 새로운 직업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그려볼 수 있었다. 핵심은 과거 기업과 시장이 요구하던 스펙에 맞추던 획일적인 인재 유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럼을 진행하면서 주제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신기술 인재는 어떤 일자리와 기업을 만들어 가는가?’로 진화해 나갔다. 우선 우리 디지털 신산업 생태계를 바꾸어가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보자.

“저희 명함엔 주소가 없어요. 각자 재택근무나 공유오피스에서 일하고 사무실이 없거든요.”

“기업 구성원 수가 축구팀 숫자를 넘는 순간부터 ‘관리 이슈’가 나온다고 하죠. 저희 회사는 축구팀보다 많은 직원들이 모두 출퇴근 없이 일하는 회사입니다.”

“대학 때 스타트업에서 다섯 번 인턴십을 한 후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가 있어요. 입사 2년차인데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 중이예요. 열심히 일하는데도 본인의 역량에 비해 기회가 주어지질 않는다는 거죠. 결국 자기만의 프로젝트, 즉 스타트업이 탈출구였어요.”

“저희 스타트업 교육 프로그램에 성악 전공자가 있었는데 성대 결절로 성악을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예술경영을 선택했어요. 한동안 갤러리에서 일했는데 항상 ‘정부지원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너무 답답했고, 결국 스타트업에 진출했어요.”

“스타트업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에게 공격적입니다. 면접 보고 돌아가는 길에 합격 문자를 받기도 해요. 특히 여러 경험을 통해 준비된 인재들에게는 기회가 넓게 열려 있어요. 구직중인 분들께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이루며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생생한 목소리는 스타트업 현장이 곧 새로운 직업 교육 학교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저는 ‘스타트업이 학교다!’ 라는 그림을 그려 봅니다. 좋은 스타트업 100개가 모이면 웬만한 대학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스타트업 고용 현장에서 현실과 학교 간의 갭(gap)을 좁힐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작년 8월 미국의 직업 탐색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는 구글, 애플을 비롯한 13개의 대표적인 테크기업들이 인재 채용 시 ‘대학 학위를 필요로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더욱이 대학의 정규과정(formal education)보다 실무경험(hands on experience)과 현장훈련(on the job training)에 더 가치를 두겠다고 했다. 스타트업 혁신생태계 실리콘밸리의 채용패턴 변화는 이미 우리 한국의 스타트업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해 코로나19로 고용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디지털 벤처기업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얼마 전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벤처천억기업 조사’에서도 연간 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 종사 근로자 수는 23만 명에 달해 재계 4위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채용패턴 또한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하고 모두 수시채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기업의 채용기준은 직무에 적합한 일의 경험과 다양한 형태로 축적된 학습이력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류 문명과 함께 학교가 탄생되면서 부터 줄곧 이어진 질문, ‘학교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조명할 시점이다. 벤처생태계와 채용패턴의 변화는 직업교육훈련의 내용 또한 정해진 식단에 맞추려 했던 형식을 탈피하고, 세부 콘텐츠에 대한 비중보다 직업교육훈련의 프로세스에 대한 비중을 확장해야 함을 요구한다. 이는 특정직무의 기술 주입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무 경험 축적을 통해 변화하는 직업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성취감과 학습 민첩성을 키워 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일자리와 직업 교육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궁금하면,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물어보라”고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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