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혁신과 공정사이]美·中도 고강도 빅테크 규제한다

비대해지 영향력 행사·반독점 행위…"자율 경쟁 저해"
美정가, '조세회피 상습범' 부정적 인식 팽배
中, 마윈 소신 발언 후 '영향력 확대=정권 위협' 간주
잇단 초강력 규제…완벽 통제 위한 '길들이기' 나서
  • 등록 2021-09-10 오전 6:00:00

    수정 2021-09-10 오전 6:00:00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도 빅테크 규제에 나서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보면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는 고강도 규제다. 하지만 각국 내부 사정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규제라는 공감을 정치권으로부터 얻고 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6월11일 ‘더 강력한 온라인 경제: 기회, 혁신, 선택을 위한 반(反)독점 어젠다’라는 이름으로 5개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초당적 지지를 얻어 발의된 이 법안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법안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아마존이 입점 고객사들을 차별화하지 못하도록 플랫폼과 자체 브랜드 판매를 분리토록 강제하고 있으며, 경쟁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신생기업 인수·합병(M&A) 심사를 강화토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왓츠앱 등을 인수해 시장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외에도 구글처럼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법안에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법안 내용 일부를 우선 실행하기 위해 지날 7월9일 ‘미국경제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당시 그는 비대해진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에는 ‘아마존 저격수’라고 불리는 리나 칸 컬럼비아대 법대 교수를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칸 위원장은 소비자 후생을 최우선으로 중시한다는 원칙 아래 플랫폼 기업의 독점에 관대했던 기존 관행을 깨고 빅테크 기업을 연일 옥죄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10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을 계기로 빅테크 기업들을 강력 규제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엔 디디추싱이 당국 말을 듣지 않고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이들 기업의 영향력이 재계를 넘어 정치권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결국 알리바바와 디디추싱 등을 상대로 국가안보 위반 혐의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졌고, 급격한 사업 축소나 폐업까지 초래할 수 있는 초강력 규제가 잇따랐다. 이외에도 중국 음식 배달 시장의 67%를 차지하는 메이퇀에 “배달 기사를 직고용하라”는 철퇴가 가해졌다.

또한, 중국 게임 시장과 음악 시장에서 각각 56%, 73% 점유율을 보유한 텐센트를 겨냥해 18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사용시간을 금요일 저녁,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최대 1시간만 허용한다는 정책을 내놨다. ‘독점 음원 판권을 포기하라’는 명령도 이어졌다.

중국의 빅테크 규제는 겉으로는 공정한 시장 경쟁, 개인정보보호 등 미국과 같은 목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 권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길들이기’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경쟁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반독점 행위를 막는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과는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시 주석은 지난 3월15일 중앙재경위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부 플랫폼 기업의 발전이 규범에 맞지 않고 리스크가 존재한다. 독점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직접 언급, 모든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을 정부 통제 안에 넣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