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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내년 설날은 더 이상 논란이 없길 바라며

  • 등록 2021-09-21 오전 6:00:00

    수정 2021-09-21 오전 6:00:00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청탁금지법 바로 알리기 포스터 부착행사를 갖고 있다. 오른쪽은 한삼석 부패방지국장.(사진=권익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권익위원장이 못하신다면 총리께서 나서주십시오”

“의원님 이 문제는 솔직하게 법을 바꿔주셔야 합니다”

지난달 6일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 속 한 장면입니다. 이번 추석에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관계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선물 가격을 최대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라달라는 한 의원의 거듭된 요구에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코로나19와 기후·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축산업계를 고려해 관련 법령을 한시적으로 마나 풀어달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더 이상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전세는 역전되고, 이 의원은 “법안을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질의는 곧 종결됐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이미 권익위는 지난 추석과 올해 설 두 번이나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규정된 농축수산물 선물 가격을 한시적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권익위의 최고 의사결정회의체인 전원위원회 중심으로 ‘이렇게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면 무엇을 위한 청탁금지법이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것은 농심(農心)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김 총리의 말 그대로입니다. 더 이상 ‘예외’로 청탁금지법을 완화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청탁금지법이 정말 농축수산물 업계를 짓누르는 악법이라면, 그것을 제정한 국회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1월 13일 최형두·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을 비롯해 다수의 관련 개정안이 상정됐음에도 지금까지 국회는 단 한 차례의 논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청탁금지법이 모처럼 대목을 맞은 농축수산물업계를 짓누른다는 농축수산업계의 아우성도 있지만, 10만원이면 됐지 20만원으로 올려서 무엇을 하느냐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10만원이면 명절선물의 최고봉이라고 여겨지는 한우세트도, 홍삼세트도 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청탁금지법이 농축수산물 선물의 상한을 10만원으로 두는 것은 ‘직무관련성이 있을 경우’입니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이들끼리의 선물은 공직자라고 할지라도 1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청탁금지법이 정말 우리네 정을 막는 법이라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이같은 논쟁 역시 국회서 다뤄져야 할 내용입니다. 추석이 지나고 이제 곧 몇 달 뒤면 다시금 설 명절에 한해 선물 한도를 풀어줘야 한다는 얘기가 슬금슬금 나올 것입니다. 그전까지 국회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슬기롭게 잘 해결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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