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오너 의지 강해졌다'…롯데·신세계의 자본시장 '닥공본색'

롯데 신동빈·신세계 정용진 투자 눈길
롯데, 쏘카 지분 인수…모빌리티 관심
6개월간 8650억원 베팅하며 투자 공세
신세계는 IFC 빌딩 인수전 나서며 화제
서울 랜드마크 쇼핑몰 외연확장 행보
"오너의 확실한 의지 반영된 것' 평가
  • 등록 2022-03-09 오전 4:50:00

    수정 2022-03-09 오전 10:39:24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연초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맞붙었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자본시장에서 새 투자처 모색에 한창이다.

지난해까지 그룹 본연의 업종 강화를 위한 ‘볼트온’(유사기업 인수)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신사업과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재무적투자자(FI)와 달리 오너 의지 없이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능한 전략적투자자(SI) 특성을 감안할 때 신동빈, 정용진 두 오너의 투자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롯데 그룹과 신세계 그룹이 자본시장에서 새 투자처 모색에 한창이다.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데일리DB)
6개월 새 8650억원 투자…쏘카로 발 넓힌 롯데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렌탈(089860)은 지난 7일 승차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에 1832억원을 투자해 쏘카 주식 13.9%(405만5375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쏘카의 1대 주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 2대 주주인 SK㈜에 이어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번 투자는 롯데와 쏘카 모두 얻은 게 있었다는 평가다. 롯데 입장에서는 업계 2위(그린카) 사업자이자 업계 1위 승차공유 사업자 3대 주주에 오르면서 유의미한 입지를 확보했다. 쏘카가 승차 공유를 넘어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 잠재력까지 보여주자 사실상 주도적 포지션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롯데렌탈 측은 “이번 지분투자로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기차·충전결합주차·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 생태계 조성을 고려하고 롯데 그룹 차원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산업간 경계를 넘어서는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쏘카 입장에서도 IPO를 앞두고 대형 전략적투자자(SI) 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만 하다. 롯데렌탈이 이번에 인수하기로 한 지분은 이전에 쏘카에 투자한 FI들의 지분을 이어받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IPO 직전 주주명단을 리밸런싱(재조정)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이후 롯데의 행보가 한층 공격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간 △한샘(2995억원) △중앙제어(690억원) △미니스톱(3134억원) △쏘카(1832억원) 등 8650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지분 투자에 더해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까지 나서면서 이전과는 다른 행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여의도 스타필드 노리는 신세계…오너 의지 강해졌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스타벅스 코리아 잔여지분을 잇달아 인수했던 신세계는 최근 여의도 IFC 빌딩 인수전에 나섰다. 서울 중심권역에 랜드마크 쇼핑몰을 세우겠다는 계획이 차츰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여의도 IFC 빌딩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최근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곳을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업계에서 점치는 IFC 매각 가격은 4조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2~3주새 10%(4000억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신세계 컨소시엄은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신세계가 SI로 인수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IFC 빌딩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세계가 여의도에 스타필드를 짓는 것 아니냐’는 말이 무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 서울’이 자극이 됐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더 현대 서울은 서울 중심 상권에 오랜만에 나온 랜드마크 쇼핑몰로 입소문을 타면서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에 문을 연 백화점 개점 첫 해 매출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백화점과 쇼핑몰 개발에 자부심이 있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서울 랜드마크 쇼핑몰에 대한 갈증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서울 중심상권 초대형 오프라인 매장의 위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더 현대 서울이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신세계의 여의도 입성 의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투자 금액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롯데와 신세계의 자본시장 투자에 불이 붙은 것을 두고 오너의 투자 의지가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결 내지는 공동 논의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달리 대기업들은 오너의 강한 의지 없이는 공격적 베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인수의 마지막 조건은 결국 오너의 의지인데 그만큼 두 기업 오너들이 최근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을 잇달아 인수했던 신세계는 최근 여의도 IFC 빌딩 인수전에 나서면서 화제다. (사진=I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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