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85.4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20년 10월 84.6을 찍은 이후 26개월만의 최저치다.
BSI는 기업활동의 실적, 계획, 경기 동향 등에 관해 기업의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전반적인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이 전월 대비 긍정적이라는 뜻이지만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BSI 전망치는 지난 3월만 해도 102.1이었으나 다음달인 4월 99.1로 떨어졌고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전망이 갈수록 짙어지는 양상이다.
내달 BSI 전망치를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83.8, 비제조업이 87.3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원자력과 조선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업종만 117.6으로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그밖에 △전자·통신 84.2 △비금속 73.3 △석유·화학 71 등은 모두 기준선을 하회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수출 버팀목인 전자·전기 산업 전망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경련은 “전자·전기 산업의 부정적 전망은 국내 수출 실적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제조업에서는 주택 매수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건설업종이 가장 부진했다. 내달 건설 BSI 전망치는 74.4로, 지난 2020년 5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내달 조사부문별 BSI는 자금사정, 채산성, 투자, 내수, 수출, 고용 등 모든 부분에서 지난달부터 3개월 연속으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과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 영향으로 자금사정 전망이 가장 부진했다. 내달 자금사정 부문 전망치는 86.8을 기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국내외 경기위축에 따른 매출감소 및 재고증가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금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에 계류된 정부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