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승엽은 3-1로 앞서던 6회말 2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오는 커터(133km)를 힘차게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이었다. 시즌 8호째. 지난 14일 세이부전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린 이후 9경기, 14일만에 터져 나온 홈런이었다. 지바 롯데가 8회 1점, 9회 2점을 뽑아내며 추격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귀중한 홈런포였다. 오릭스는 이승엽의 한 방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지바 롯데를 5위로 끌어내리고 하루만에 퍼시픽리그 4위 자리도 되찾았다. 이승엽은 타율 2할2리에서 2할4리로 조금 올랐다. 동시에 4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