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한화 이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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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한화 이글스가 연일 실책에 울고 있다. 박찬호 김태균 등 투.타의 기둥을 영입하며 그 어느해 보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2012 시즌. 그러나 부실한 수비가 번번히 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책이 많다고 꼭 지는 것은 아니다. 15일 현재 한화(23개)보다 1개 더 많은 24개의 실책을 기록중인 넥센은 5할 승률을 기록하며 상위권 팀들을 위협중이다.
아직 투.타 밸런스가 완전치 않은 탓이다. 실책이 나와도 극복할 만한 힘이 충분치 않으니, 한번 나온 실책이 더 크게 느껴지게 된다. 바꿔말하면 지금 한화엔 그만큼 수비가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흔히 수비가 안 좋을 때 우린 이런 말을 한다. "도대체 훈련을 한거야 만거야?" 수비는 훈련으로 극복 가능한 분야라는 야구 상식에 기초한 지적이다. 한화 선수단에도 같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찌됐건 거듭된 실책을 변명할 수 있는 구석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훈련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한화엔 그 2%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화의 모자란 2%는 바로 '경쟁'이다.
코치가 선수를 지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시켜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때문에 경쟁이 필요하다.
모 방송 해설위원은 "일정 수준에 오른 선수를 코치가 뜯어고치는 건 매우 어렵다. 코치도 부담되고 선수도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다만 팀내 경쟁이 치열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선수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화 수비, 특히 2군 내야 상황을 살펴보면 현실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격력이나 수비력 둘 중 하나, 약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평가다. 막상 올려 놓고 경쟁을 붙이려 해도 기존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수준을 지닌 선수가 부족하다.
단순히 경각심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체력적, 정신적 배려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카드가 없다. 재충전이 필요한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띄지만 부실한 팀 상황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한화 출신 한 지도자는 "한화 선수나 코치나 열심히 안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선수층이 여전히 너무 얇다. 한계가 분명한 선수들이 많다.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대안이 부족하다는 건 단순히 지도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카우트 방향과 2군 육성 등 총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한화의 아픈 현실을 눈에 보이는 곳에서만 찾아선 안된다. 임시 처방은 단기 효과만으로 끝날 뿐이다. 혹 잠깐은 개선이 되더라도 내년 이맘때 쯤 똑같은 고민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의 신' 손자는 말했다. "전쟁은 눈 앞의 화려한 전술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력의 차이, 즉 든든한 지원의 힘으로 갈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