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마녀와 야수... 예능, 얼굴을 숨기다.

  • 등록 2015-04-10 오전 7:40:00

    수정 2015-04-10 오전 10:04:54

MBC ‘복면가왕’(위)과 KBS2 ‘마녀와 야수’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출연자의 얼굴을 가렸다. 5일 정규 편성 첫 회를 방송한 MBC ‘일밤’의 ‘복면가왕’ 코너와 지난 2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2 ‘마녀와 야수’는 이 같은 공통점이 있다.

‘복면가왕’은 출연자가 노래로 승부를 겨루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마녀와 야수’는 미혼 남녀의 만남이 소재다. 전혀 다른 내용의 두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에게 가면을 씌웠다. 이를 통해 두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흥행공식에 정 반대의 방법으로 도전장을 냈다.

출연자는 영상매체인 TV에서 그 동안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출연자가 누구냐에 따라 시청률이 바뀐다는 게 프로그램 제작진을 넘어 방송사 관계자들의 고정관념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예능, 드라마 등 장르를 막론하고 시청률을 보장할 만한 스타들을 출연시키기 위한 제작진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일반인 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하는 소위 ‘맞선 예능’에서는 출연자의 외모와 직업, 학력 등 ‘스펙’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이는 요소였다. 스타가 출연하지 않기에 출연진의 스펙 유지는 시청자들에게 매회 기대감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처럼 인식됐다.

반면 ‘복면가왕’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면 방청객과 연예인 패널들의 평가가 끝나고 탈락이 확정돼야 한다. 경쟁자들끼리도 서로의 정체를 모른다. ‘복면가왕’ 첫회에서는 강균성과 김지우, 정철규, 박광현이 탈락자로 결정돼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했다. 이 중 강균성은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보컬그룹 노을의 멤버이다. 김지우는 뮤지컬 배우로 오랜 기간 이력을 쌓아왔다. 박광현도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한 경험이 있으며 정철규도 개그맨들 사이에서 노래 실력이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의 정체가 드러날 때마다 연예인 패널들과 방청객들의 감탄이 터져나왔다.

‘마녀와 야수’ 는 한술 더 떠 ‘기괴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특수 분장을 한 남녀가 만난다. 지난 2일 방송에서는 영화 ‘배트맨’의 조커 분장을 한 남자가 인디언 소녀, 슈렉의 연인 피오나, 미니마우스로 각각 분장한 세 명의 여성과 데이트를 한 뒤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했다. 두 남녀가 서로의 얼굴과 직업 등을 확인한 것은 그 이후였다.

두 프로그램이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출연자에 대한 궁금증을 높여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복면가왕’의 경우 가면을 쓴 출연자가 누구인지 유추해 보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재미 요소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쌓여 방송 시작 시점부터 시청률을 담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의 도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외모, 이름값, 스펙 등 ‘간판’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까지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모와 인지도, 그동안 쌓아온 이력이 실력보다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비단 연예계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취업난 속에서 구직자의 능력은 실무보다 스펙으로 평가받기 일쑤고 첫 만남을 가진 남녀도 외모와 학력, 직업 등으로 선입견을 갖는 게 다반사다.

‘복면가왕’의 연출자인 민철기 MBC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의 이름값에 관계없이 다양한 목소리의 노래를 편견 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진행을 맡은 김성주는 “아인슈타인은 ‘편견을 깨는 게 원자핵을 쪼개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이 사회적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바람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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