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와 코노]① 사재기 의혹 가수들 노래방도 차트인

'사재기 의혹' 차트 상위권 곡 실제 사람들이 많이 불러
"가수 안 유명해도 노래는 충분히 유명"
  • 등록 2019-12-01 오전 8:47:44

    수정 2019-12-01 오전 10:11:03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가수 박경(가운데), 딘딘(왼쪽 아래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마미손, 성시경, ‘사재기 가수’로 지목된 임재현, 황인욱, 송하예, 바이브, 장덕철.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음원 사재기 근거가 있을까?’

가요계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드는 궁금증이다. 블락비 박경이 현재 음원사이트 차트 최상위권에 있는 선후배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논란이 다시 공론화했다. 여기에 딘딘·성시경·김간지 등 가수들이 들은 이야기들로 말을 더하며 의혹을 확대시켰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데일리 보도(댓글 이어 음원까지 순위조작..1억 받고 ID 1만개 가동, 2018년 4월 26일 보도)를 통해 음원 사재기 현장이 확인됐다. 당시 보도로 음원 사이트들의 아이핀 인증 폐지 등 사재기 방지를 위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사재기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사재기 기술도 갈수록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의심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실제 박경이 의혹을 제기한 노래들의 인기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노래방에서다.

◇신흥 음원강자의 탄생… 공통 분모는 ‘코노’

음원 차트에서 임재현·황인욱·송하예·장덕철 등 신흥 음원강자의 등장은 ‘코노’에서 나타나는 게 현재 추세다. ‘코노’는 코인 노래방의 줄임말로, 곡당 책정된 금액의 동전을 넣고 노래방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노래 자판기다. 가격도 저렴하고, 매장이 번화가 인근에서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층이 주 타깃이다. 최근 몇년간 1인용 코노가 유행처럼 번졌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와 각종 SNS에 게재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코노에서 자주 불리는 노래를 살펴봤다. 주 타겟이 아이돌 가수의 팬층인 10~20대이지만 실제로는 요즘 음원차트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신흥 음원강자의 노래가 다수 발견됐다. 노래방 기업 금영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노래방 월간차트 1위의 주인공은 임재현이었다. 임재현은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이란 곡으로 4개월 동안 노래방 월간차트 1위에 올랐다. 월 재생 횟수만 300만~400만회에 달했다. 하루 평균 10만~13만회 이상 불린 셈이다. 임재현과 더불어 송하예·황인욱 등의 이름도 노래방 월간차트 10위권 내에 랭크돼 있었다. 신흥 음원강자의 노래를 ‘누가 듣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얼마나 부르는지’는 확인된 셈이다.

이석현 금영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노래방 차트에 대해 “전국 각지의 노래방에서 노래 시작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중앙 서버에 집계되고, 이를 저작권 관련 단체에서 검증해 차트에 반영하는 구조”라며 “노래방 차트는 외부기관(저작권 관련 단체)의 검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한 코인노래방
◇“가수가 유명하지 않을 뿐… 노래는 유명”

지난 11월 28일 오후 서울 홍대 인근에 위치한 A코노에서 황인욱의 ‘포장마차’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마이크를 잡은 건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었다. 그 옆에 위치한 방에서는 한 여고생이 송하예의 ‘니 소식’을 부르고 있었다. 당일 인근 코노 세곳을 둘러본 결과 신흥 음원강자들의 노래를 부르는 손님들은 어렵지 않게 확인이 됐다.

서울 마포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코노에 와서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데, 혼자 부를 만한 노래가 발라드 곡밖에 없다”며 “(사재기 논란에 대해)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혹시 아이돌 노래를 부르지 않냐는 질문에 A씨는 “아이돌 노래도 부르긴 하지만, 혼자 코노에 오면 잔잔한 노래를 선호하게 된다”고 답했다.

남학생 B군은 “코노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원하게 내지르는 노래를 부르곤 한다”고 말했다. B군은 “요즘은 코노에서 노래 부르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공유하는 게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인데, 영상을 올리기 위해선 같은 곡을 여러 번 부른다”며 “가끔은 한 시간 내내 같은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석현 본부장은 “유명 아이돌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노래방 차트에서는 아이돌 노래가 1위였던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부르는 음악은 보컬 위주의 노래가 늘 강세”라고 분석했다. 이는 10~20대가 타깃인 코노에서도 일맥상통한다. 이 본부장은 “코노는 10대부터 20대 사이가 많이 이용하는데, 말 그대로 ‘부를’ 노래를 부른다”면서 “무명 가수가 음원차트에 오른 것을 두고 말이 많은데, 이는 가수가 유명하지 않을 뿐이지 노래는 충분히 유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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