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스마트 개미, 자본시장 주역으로 키워야

  • 등록 2021-07-16 오전 5:50:00

    수정 2021-07-16 오전 5:50:00

[유재훈 건국대 석좌교수·전 금융위원회 증선위 상임위원]TV를 켜면 주식을 테마로 한 오락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 격세지감이다. 특히 스토리의 전개나 출연자들의 대사가 너무나 트렌디하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의미있는 내용들이어서 자본시장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 자랑스러운 마음이다. 우리 국민들 중에 주식에 투자하는 인구가 10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준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한가운데를 지나며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중에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은 스마트 개인투자자(스마트 개미)의 출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 개미의 특징을 들자면 첫째, 주식투자를 태어나 처음으로 시작한 이가 다수이며, 둘째, 스마트 기기를 통한 금융거래와 트레이딩에 능숙하고, 셋째, 투자지식을 얻기 위한 학습태도의 확산과 개인 투자자들 간의 커뮤니티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전세계 주식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투자상품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스마트 개미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 로빈후드와 같은 증권 앱을 사용하는 수많은 미국개인 투자자들의 특정주식 거래를 둘러싸고 벌어진 집단 행동의 움직임 그리고 부추라고 별명지워진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의 펀드투자를 중심으로 한 5년만의 증시 복귀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스마트 개미현상이 우리 자본시장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무색해진다. 관찰기간의 제약과 조사 데이터의 한계는 있었지만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실질 수익율은 전반적으로 시장수익율에 비해 낮고 주식시장의 활황 중에도 새로 주식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기존 주식투자자에 비해 이익을 크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주된 원인은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상황보다는 가격 움직임에 따른 투자, 잦은 매매빈도, 소액 투자로 인한 위험분산효과 부족, 신용을 통한 주식거래비중의 과다 등으로 분석되었다. 즉, 스마트 개미들이라해도 투자 행태면에서 과거부터 내려오는 개인 투자자의 문제점이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주식시장 참여 대중화와 스마트 개미현상에 따른 국민 자산구조의 변화를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한 에너지로 슬기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금의 스마트 개미의 등장은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 즉, 전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광대역 네트워크 플랫폼의 영향력 공고화,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한 서비스 산업의 비대면화·개인화 등과 긴밀한 접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처럼 한국 자본시장도 스마트 개미현상으로 대표되는 국민보유 자산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이를 증권시장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증권투자에 필요한 정보과 투자지식의 대중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증권회사의 유명 애널리스트들이 유튜브에 출연해서 수준높은 브리핑을 해주고 있는데 증권회사의 ESG 관점에서도 좀더 체계적으로 보급할 필요가 있다. 상장기업의 디지털 IR 서비스도 혁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증권산업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자본시장내의 부실감독과 내부통제 미비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셋째, 증권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나가야 한다. 전세계 자본시장을 24시간 거래하는 스마트 개미들은 한국에만 적용되는 우물안 개구리식 제도나 포퓰리즘에 밀린 의사결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금융혁신을 지원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양질의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펀드와 연금상품의 보급. 실물자산을 바탕으로 하는 토큰형 증권제도의 도입 및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다양한 핀테크 산업의 개화를 위한 규제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시대흐름에 민감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세상은 스마트 개미를 새로운 고객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도 스마트 개미현상을 근심 어린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굴하여 국민소득 4만불 시대에 걸맞은 자본시장 도약의 계기로 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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