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폐지, ‘제복’ 경찰이 못하는 투쟁은 우리가 한다”[인터뷰]

정지한 경찰청주무관노조위원장
“우리도 경찰 가족…경찰통제, 같이 막아야”
“‘끼인’ 윤희근, 고달프겠지만…진면목 보여주길”
“경찰국폐지 공대본, 대국민홍보 계속”
  • 등록 2022-08-18 오전 6:00:00

    수정 2022-08-18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권력의 통제 의도가 분명한 경찰국 신설에 맞서려해도 제복 입은 경찰들은 집회나 시위를 자유롭게 할 수 없잖나.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노조가 뒷받침해주려 나섰다.”

정지한(54) 경찰청주무관노조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폐지 투쟁을 두고 “짧은 시간에 끝나진 않겠지만, 경찰 가족들이 다 뭉치면 힘이 커지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국 신설 반대’ 1인 시위를 벌인 정지한 경찰청주무관노조위원장(사진=노조 제공)
경찰청주무관노조는 경찰청에 속한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직원 등 공무직 4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이 뭉친 집단이다. 2011년 공무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노조는 이제 경찰국 폐지 투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경찰국 신설이 가시화했을 때부터 반대 투쟁에 앞장섰고 이젠 폐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 위원장은 경찰국 폐지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전 경찰청의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부터 입에 올렸다.

그는 “1987년 치안본부에 사무원으로 들어와 30여년 동안 경찰의 변화를 봐왔다”며 “치안본부 시절엔 민원인들이 모두 고개 숙이고 들어올 정도로 경찰에 ‘권력의 맛’이 있었는데, 1991년 외청으로 독립한 후엔 내부에서 새 바람이 불고 자정노력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우리도 예전엔 민원인을 낮게 봤지만 이제는 민원인이 왕”이라며 “권력을 잃은 것 같아도, 시민들에게 고개 숙이다보니 오히려 직업적 자부심이 생기더라”고 했다.

경찰국 신설은 경찰을 치안본부 시절로 회귀시키려는 것이란 게 정 위원장의 시각이다. 경찰이 국민 아닌 권력 눈치를 보게끔 통제하려는 조치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애증’ 깊은 일선 경찰들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고 나서자 선뜻 힘을 보탠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는 폭염이 지속되던 지난달 내내 행안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수차례 기자회견과 대국민 홍보전 등을 벌였다.

정 위원장은 “경찰들이 행안부 청사에서 경찰국 반대 농성에 들어간 첫날 가봤더니 태극기부대의 비난과 야유를 받고 있더라”며 “경찰들이 다치거나 위축되면 더는 저항을 못하게 되겠다 싶어서 우리도 천막농성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하냐고 묻지만 우리도 경찰 가족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 경찰들이 부당한 상황에 처했으니 동료애, 가족애를 발휘한 것”이라고 했다.

윤희근 신임 경찰청장을 두곤 “소신이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고 종잡을 수 없는 분”이라고 평했다. 윤 청장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21일 연 간담회에 참석한 정 위원장은 “경찰국 신설에 오해가 있다고 설득하려 하면서, ‘정부가 경찰을 이용하려 부당한 지시를 하면 내가 가만히 수용할 사람은 아니다’는 취지로 얘기하시더라”며 “그래서 희망을 봤는데… 정부와 일선 경찰 사이에 끼어서 고달픈 상황이어도 곧 진면목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17일 출범한 ‘경찰국 폐지 공동대책본부’ 공동대표도 맡았다. 공대본엔 경찰직협과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 등이 한 데 모였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하나인데 산발적으로 농성하면서 힘이 분산된 측면이 있었다”며 “경찰국 폐지를 위한 입법 조치, 국가경찰위원회 위상 강화와 함께 무엇보다 국민께 이 문제를 알리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력을 끌어모아 알려나가면 국민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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