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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승리는 단순히 1승이 아니었다.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승리였다.
이 경기서 삼성 승리를 마무리한 투수는 배영수였다. 배영수가 페넌트레이스서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삼성이 6-4로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9회 2사 1루. 한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게다가 첫 상대는 김동주였다.
배영수는 김동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이례적으로 덕아웃을 벗어나 마운드에 올랐을 만큼 숨 막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배영수는 다음 타자 최준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도 함께 끝이 났다.
배영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에 성공했다는 건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이제 배영수의 공 자체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배영수는 올시즌 6승8패, 평균 자책점 5.05를 기록중이다. 팔꿈치 수술 이후 떨어진 스피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운드에 선 배영수는 서서히 예전 모습을 찾고 있다.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언제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에 대한 노하우는 배영수를 좀 더 큰 선수로 만들어 주고 있다. 배영수가 자기 공을 던질 수 있게 된다는 건 삼성이 쓸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한장 더 늘어남을 의미한다.
삼성은 남은 시즌서 2위 확정과 함께 1위까지 넘보고 있다. 남은 시즌서 매 경기가 결승전인 셈이다.
자연스럽게 불펜엔 과부화가 걸릴 수 밖에 없다. 매 앞에 장사 없듯, 잦은 등판은 거칠 것 없는 삼성 불펜에도 부담이 된다.
배영수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마지막의 마지막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잔여 경기가 가장 적은 팀이다. 남은 기간 동안 드문 드문 경기를 치르게 된다. 선발을 거른 배영수를 불펜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이유다.
불펜 투수는 경험이 중요하다. 구위만으로는 그 부담을 이겨내기 어렵다. 5년만에 다시 세이브를 성공한 배영수의 배짱은 그래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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