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정유석 휘트닷라이프 대표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더 넓은 시장을 향해"
글로벌 경쟁력 원천, 제품 기능과 신뢰성
임상시험, 기준을 만들며 시장 확대
  • 등록 2014-07-02 오전 6:30:00

    수정 2014-07-02 오후 3:39:18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유석 휘트닷라이프 대표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처럼 기분 좋은 말이 없지만 그 자리에 오르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급성장하는 건강 관련 시장에서 ‘활동관리솔루션’을 개발해 세계 최고를 인정받은 업체가 있다. ㈜휘트닷라이프가 주인공. 의료 전문가를 위한 활동관리 솔루션인 ‘휘트미터’를 개발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다수 종합병원과 대학 등에 공급했다. 이 제품은 2012년 주요 대학 병원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심사를 거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활동측정 정확성을 입증한 데다 활동량 측정기로는 최초로 미국스포츠의학협회의 질환별 운동 프로그램을 적용했다고 회사 측은 자랑했다.

IT기술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 발견.

정유석 휘트닷라이프 대표는 설립한지 5년도 안 된 새내기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닐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얘기한다. “제품의 뛰어난 기능과 신뢰성을 꼽을 수 있겠죠. 또 각국 언어를 지원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해당 국가의 언어로 소프트웨어를 구성할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했습니다. 수출 전문가의 컨설팅이나 바이어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정 대표는 아주대 95학번. 정보보호를 전공해 석사를 마치고 보안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로지에서 2004년부터 2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중간에 잠시 접은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모교인 아주대에서 수학 중이던 시절 ‘유비쿼터스 컨버전스연구소(UCRi)’에서 팀장급 연구원을 제안받은 게 창업의 첫단추가 됐다. “2006년 처음 연구소에 입사할 때는 일도 하고 논문도 쓰려는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전공과 다른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건강관리의 가능성을 엿보고 창업까지 하게 됐네요. 당시 연구소에서 제 역할은 생활에 필요한 유비쿼터스 기술을 개발하는 팀을 이끄는 것이었죠. 잠을 자는 동안 자동으로 수면 관련 정보를 측정하고 사용자의 활동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연구를 했는데, 이 분야가 IT융합 기술을 근간으로 미래의 중요한 시장이 될 거라는 가능성을 본 겁니다.” 연구원 출신이 창업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확신하면서 주변의 도움이 이어졌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전문위원인 박구진씨를 만나 창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었고, 이후 경기도창업보육센터 입주나 예비기술창업자사업을 지원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

휘트닷라이프에서 개발한 ‘휘트미터’. 건강을 위해 활동량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활동관리솔루션이다.
웨어러블 휘트니스, 창업의 길…“스스로 기준을 만들다”

요즘은 ‘웨어러블 휘트니스 기기’라고 흔하게 얘기하지만 정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만 해도 연구소에서는 아이디어단계에 머무는 수준이었고, 상품화하는데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연구하면 할 수록 IT기술과 의학·스포츠·서비스 분야를 융합한 기술은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는 확신이 섰고, 수면하는 인간의 심박, 호흡,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됐다.

산고 끝에 2012년 연구용 ‘휘트미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술적으로는 하드웨어 개발에 대한 경험이 일천했고, 의료나 스포츠과학에 대한 이해도 모자랐죠. 상용화는 단순히 시제품을 제작하는 게 아니라 완성품생산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제조회사를 다닌 경험도 없었고, 턱없이 부족한 자금도 해결하기 어려웠습니다.” 초보 창업자들이 겪는 온갖 문제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생산 부문의 부족한 경험은 창업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했고, 의료·과학 분야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여기에 행운까지 겹쳤다. 제품이 나오기 전 임상시험은 생각도 못했는데, 아주대 박래웅 교수의 소개로 정부지원을 받아 임상시험을 일사천리도 진행했다. 직접하면 수억 원이 들어갈 일이었다.

꿈에 부푼 수출초보, 사기 당할 뻔…선진국 시장서 ‘결실’

정 대표는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는 선진국에서 통하는 시장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 새내기 기업이 그렇듯이 대표가 해외 영업을 직접 뛰어야 하는 형편이었다. 그 와중에 중국 업체에게서 구매제안을 받았는데 나중에 그게 ‘사기제안’ 이었다는 걸 알았다. 물품 인도전에 대금을 달라는 내용이었던 것. “나중에 알아보니, 이런 식으로 중국으로 오게 한 후에 구매를 이유로 얼토당토 않은 규모의 식사 비용을 협박과 함께 청구하는 방식의 사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한걸음 한걸음 경험을 쌓던 중 결국 이탈리아의 번듯한 업체와 거래를 트게됐고, 샘플 구매를 거쳐 작년부터 1차 구매가 이뤄졌다. 지금은 이 업체와 이탈리아 총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올해에는 일본 도쿄에 처음 제품을 소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막힌 판로, 美스포츠 의학 프로그램 으로 자체 해결..“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휘트미터’의 최대 장점은 미국 스포츠 의학계에서 질환별 운동법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기존 병원이나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수 백만 원짜리 제품도 사용자의 칼로리 소비량이나 운동강도만을 알려줄 뿐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개발 당시 정 대표가 모델로 삼은 제품이 필립스의 ‘액티칼’이란 제품인데 한 세트에 400만 원 수준이지만 운동 프로그램이 없었다. 영업을 위해 병원을 돌아본 결과, 휘트미터의 정확성은 인정하면서도 사용을 꺼리는 이유가 운동처방을 내릴 전문가가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정 대표는 이때부터 운동 프로그램을 연구하게 됐다. “미국스포츠의학협회(ACSM)가 제공하는 질환별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과정에서 파생한 추가적인 연구 결과로 제품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고, 사용자가 계속 운동했는지, 중간에 쉬었는지까지 자동으로 판별해주는 기술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휘트닷라이프는 연구원의 역량과 R&D(연구·개발)로 획득한 원천 기술로 특허등록 4개 등 지적재산권만 20여 건을 보유 중이다. 건강검진센터, 외래, 보건소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쳐 현재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0여 곳이 넘는 굵직굵직한 고객을 확보했다.

“처음부터 대학병원과 대학 연구소의 장벽을 넘으면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어느 정도 그 단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병원뿐 아니라 휘트니스와 미용 그리고 복지 시장이죠. 그동안 R&D로 필요한 원천기술을 대부분 확보했고, 고객과 시장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러닝이나 산악, 미용(다이어트)과 복지 관련 시장에서도 저희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정 대표는 “고지식한 얘기일 수 있지만, 고객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는 그 결실들이 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휘트미터의 운영체계. 휘트닷라이프 제공.
[휘트닷라이프 개요 및 연혁]△2010년 창업 △자본금:2억5000만원(5만주/5000원) △업종: 의료기기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주요제품:활동량측정기△종업원수:대표이사 포함 5명△위치: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906-5 RNDB 센터 405호(www.fitdotlife.com) △2011년 벤처기업 인정 △2011년 기업 부설연구소 설립 △2012년 휘트미터 출시 △2013년 휘트미터 매니저 2 출시 △2013년 ISO 13485 인증 획득

[정유성 대표 약력]△1995년 아주대 정보통신공학 학사 △1999년 동대학원 석사 △2001년~2002년 연세대 박사과정 △2002년~2004년 아주대 박사과정 수료 △2004년~2006년 넷시큐어테크놀로지 보안관제시스템 관련 연구원 △2006년 아주대 유비쿼터스 컨버전스 연구소 연구원 △2010년 인간 활동량 측정장치 생산업체 휘트닷라이프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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