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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오피스 시장이 서울 여의도를 뛰어넘는 4대 업무권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판교에 자리 잡은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임차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며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은 사실상 ‘제로’(0)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높은 공실률로 시름하던 인근 분당신도시나 강남권(GBD)의 임차수요까지 견인하고 있는 상태다.
“렌트프리 고려한 실임대료 수준은 여의도 앞서”
9일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판교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1.1%로 전국에서 임차수요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5%를 임차인의 이동 및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자연공실률이라고 본다면 사실상 공실이 없는 셈이다. 2013년 판교신도시 조성 때만 하더라도 48%에 달하던 판교 오피스 공실률은 2여년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임대료 역시 입주 초기 3.3㎡당 4만 4000여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4만 7000여원으로 올랐다. 판교 알파리움타워 등이 있는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는 오피스 임대료가 3.3㎡당 6만원 수준으로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권(YBD)과 비슷하다. 김동중 젠스타 전문위원은 “판교 오피스 시장이 사옥을 중심으로 형성되다 보니 수요에 비해 여유 임차공간이 많지 않다”며 “최근 주력 임차인이었던 금융·증권회사들이 떠나면서 공실률로 시름하는 여의도 쪽은 렌트프리(무상 임차)를 제공하는 오피스가 많지만 판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 임대료 수준은 판교가 훨씬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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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발 임차수요 증가는 인근 분당신도시 업무지구와 GBD권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판교에 적정한 임대공간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판교와 접근성이 좋은 분당이나 GBD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판교를 비롯한 분당권(BBD) 공실률은 2.2%로 전분기 대비 1.6%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평균 공실률이 9.4%로 전분기 대비 1%포인트 올랐던 서울 오피스 시장과는 딴판이다.
분당신도시 업무지구 프라임급(연면적 1만 6500㎡ 이상) 오피스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지난해 분당구 구미동 분당M타워(연면적 4만 6045㎡)를 1100억원에 인수했다. 분당M타워는 네이버·삼성웰스토리 등으로 최근 임대차계약이 완료되며 투자가치를 높였다. 코람코자산운용 역시 분당스퀘어 오피스 부문(연면적 3만 8056㎡)를 1070억원에 사들였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 팀장은 “판교에서 넘어온 기업들로 분당신도시 업무지구 공실률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한 대형 오피스가 매물로 나왔다가 사라졌다”며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건물주가 매물을 거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판교 오피스 시장이 호조세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은 “판교창조경제밸리(2019년 말 완공 예정)와 판교 제2·3 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업무지역이 확장되고 상주인구도 늘어나면 업무지구로서의 판교 입지는 더 확고해질 것”이라며 “올해 1분기 판교 알파돔시티 6-3블록, 6-4블록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이미 대부분 입주사를 확보한 상태로 안정적인 공실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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