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락하는데 '전세가율'이 올랐다고?

KB부동산 1월 전세가율, 2년반 만에 반등
전문가 "전세가 하락폭 거세… 통계오류" 지적
  • 등록 2019-02-12 오전 4:50:00

    수정 2019-02-12 오전 7:48:07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연말 연초, 전셋값 폭락으로 ‘깡통전세’ 공포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 부동산 통계에서는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투자방식)’ 열기를 반영하는 지표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오히려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8%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 한강 이남 11개구는 57.1%로 2.7%포인트, 한강 이북 14개구는 63.0%로 0.1%포인트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16년 6월(75.1%) 이후 지속 하락 곡선을 그려 왔는데, 2년 반 만에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통계 오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전월 대비 0.014%, 전세값은 0.101% 하락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값과 전셋값에 따른 비율이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그보다 높으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KB주간동향을 보면 1월 마지막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1% 하락하며 10주 연속 낙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내리며 4주 연속 약세를 보였다. 1월 한 달 전셋값 하락폭이 매매값 하락폭보다 훨씬 큰 상황이기 때문에 1월 전세가율이 상승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4%로 전월 대비 무려 6.5%포인트 떨어졌다.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대 밑으로 하락한 것. 감정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하더라도 오름폭이 줄어드는 반면, 전셋값 하락폭은 훨씬 컸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하락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전세가율은 주택시장 가수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전세가율을 통해 가수요와 실수요 비중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지표가 높을 수록 이른바 갭투자가 횡행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연초 서울 부동산 시장은 1월 아파트 거래 건수가 6년래 최저치를 찍는 등 극도로 냉각기를 보내고 있다. 같은 조사 내 통계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셈이다.

KB부동산은 한국감정원 등과 더불어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 중 하나다. 지난 2001년 KB국민은행에 합병되기 전인 주택은행 시절부터 전통적인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KB의 주택가격 종합지수는 무려 1986년부터 집계돼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현재 신규 입주단지들이 잔금대출을 할 때 담보 기준 가격도 대개 KB 시세를 기준으로 할 정도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 정보사이트 ‘서울부동산정보광장’도 KB부동산 통계를 활용해 매매거래 시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B부동산 측은 조사 표본 개편에 따라 전셋값이 소폭 오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세가율 집계의 판단이 되는 중위가격(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보면 1월 서울 아파트값이 전달보다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1월에 조사 표본을 기존 3만300개에서 3만1800개로 늘리면서 실제 현상과 다소 괴리감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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