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낙관론·생산 감소에 구리 강세…ETF도 들썩

9월 초 대비 11.20% 오른 ‘닥터 코퍼’
中재고비축 기대·빠듯한 수급 여건 영향
“주요국 제조업 불황은 추가 상승 걸림돌”
  • 등록 2020-01-14 오전 12:00:00

    수정 2020-01-14 오전 7:48:5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닥터 코퍼’(Dr.Copper)가 움직이고 있다. 전기동(고순도 구리)은 건설, 통신, 산업재, 운송 등 모든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때문에 실물 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으로 한동안 힘을 잃었다가 오는 15일 미·중 1단계 합의 서명 등 관계 완화에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가격이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당분간 오름세를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전기동 현물가격(official cash)은 지난 10일 톤당 6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 갈등 고조로 인해 지난해 9월 초 5537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란 사태가 발생한 다음날 1.44% 하락했으나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만회했다.

전기동의 주된 소비국은 중국이다. 그만큼 중국 경기와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위안화는 지난해 달러·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도 있었으나 현재 강세 전환했으며, 중국 민·관의 지난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기준선인 50선을 상회했다. 즉 수요 개선의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덧붙여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구리 재고 감소세가 눈에 띈다”며 “이는 중국의 재고 비축 기대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수년 전부터 전기동의 빠듯한 수급을 예상했다. 실제 구리 생산국들의 모임인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누계로 구리 광석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0.3% 감소했다. 제련 수수료 하락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유는 광산 노후화와 평균 품위 하락 등이다. 전년 동기대비 생산량이 50% 감소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구리 광산의 노천 채굴량이 소진돼 지하 채굴로 전환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량 상위 광산 상당수는 1910년 이전 채굴을 개시한 100세 광산들”이라면서 “광석의 품위 고갈은 장기 추세”라고 설명했다.

구리값 상승에 이를 따르는 상품들도 들썩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가격을 기초로 하는 ‘S&P GSCI North American Copper TR’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삼성KODEX구리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구리-파생](H)’는 지난 한달 동안 5.64%, LME 구리 가격 기반의 ‘S&P GSCI Cash Copper Index’를 기초지수로 하는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는 같은 기간 3.49% 치솟았다. 최근 3개월 수익률로 따져봐도 각각 8.30%, 5.89%(KG제로인 10일 기준)로 양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커머더티형 펀드는 수익률 4.20%를 기록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다소 엇갈린다. 방민진 연구원은 “전기동은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는 한 수요가 꾸준히 성장할 수 밖에 없다”면서 “빠듯한 수급 여건은 시장 수익률 상회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중 간 중대한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고 중국 경기 지표를 추가로 개선시킨다면 톤당 6900달러대였던 2018년 상반기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의문을 표시했다. 황병진 연구원은 “최근 구리 가격 강세에 차익거래 기회가 사라져 중국 바이어들의 수입 수요가 점차 둔화하고 있고, 중국 외 글로벌 주요국 제조업 경기 불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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