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록적인 폭우 때문에 주말 예정됐던 광주 및 전남·북 시도당 대의원 대회 및 합동연설회도 취소됐다. 이해찬 대표까지 참석해 텃밭인 호남에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을 예정이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비밀리에(?) 당 대표 선거 하고 있다는 거. 얼마나 흥행이 안 되는지…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후보들 사이에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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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흥행 실패뿐만이 아니다.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 보다는 누가 2위를 차지하는지에 더 관심이 쏠려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일찌감치 `어대낙`(어차피 대표은 이낙연)이란 말이 회자됐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박주민 최고위원까지 막판 가세했지만, 대세론이 지배하면서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최근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5.6%까지 내려간 선호도는 지난 4월 역대 최고치(40.2%)를 찍은 뒤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재명 경기지사(19.6%)와의 격차는 6%포인트로 좁혀졌다.
경기일보가 경기도민 성인 남여 803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범 여권 주자`들 가운데 25.2%의 지지율을 보여 오히려 29.4%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 지사에게 뒤지기도 했다. 오차 범위 내인 4.2%포인트 차이다. 이는 사안마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취지의 말로 거리를 두려 한 `부자 몸조심`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부겸 전 장관은 `책임 지는 당 대표`를 슬로건으로 이 전 총리를 겨냥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 하차해야 하는 이 전 총리와 달리 `땀 흘려 노 젓는` 당 대표로 임기를 완수하겠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 전 총리의 대세론에 어느 정도 균열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당원 투표를 하면 박주민 최고위원이 김 전 장관을 제칠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전 장관이 이 전 총리와 각을 세우면 세울 수록 당심이 멀어질 수 있다”면서 “모두 소중한 당의 자산인데 공격에 치중하면 오히려 박 최고위원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위기와 변화의 전환 시대를 맞아 세대교체를 넘어선 시대교체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 출마 등 `몸값 높이기`위한 출마가 아니냐는 의심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