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진식의 심장 토크]갑자기 날아온 '비보'심정지, 심장 미리미리 관리해야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 등록 2020-09-06 오전 7:26:08

    수정 2020-09-06 오전 7:26:08

[박진신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올해 45세인 박영수씨는 지난 달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는 새벽에 갑자기 발생한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응급실을 찾았으나, 이송 도중 심정지가 생겼고 한 달 간의 투병끝에 결국 돌아가셨다. 올해 70세이신 아버지는 당뇨병이 있긴 하셨지만, 나름대로 운동도 열심히 하셨고 건강에 자신이 있으셨던 분이었다.

박진신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 믿기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쓰러지신 후에 주변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큰 아버지도 75세에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영수씨는 평소에 등산도 즐기고 나름대로 체력에 자신이 있었지만, 흡연을 하던 터에 큰 일을 당하고 나니 겁이 덜컥 났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관상동맥 CT를 찍어보면 혈관에 병이 있는 지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정말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말이다.

관상동맥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심장에 붙어있는 직경 3mm정도의 작은 혈관이다. 사진기도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으려면 성능이 좋아야 하듯이, 사람 몸을 찍는 X-ray기계도 마찬가지다. CT는 수백,수천장의 X-ray 단면 사진을 촬영하고 그 것을 적층해서 전체의 모양을 보는 검사이다. 12cm정도의 심장을 0.2mm 정도의 두께로 단층촬영을 하면 600장정도의 사진이 나오는데 이를 적층해서 혈관의 상태를 파악하게된다. 그런데 이 600장을 찍는 동안 심장이 움직이게되면 혈관의 위치가 바뀌게 되어 적층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심장의 박동주기 중 멈춰있는 0.2초정도의 시간 동안 600장의 촬영을 할 수 있어야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서, 심장 촬영은 가장 고사양의 CT기계로 하게 된다.

이렇게 관상동맥 CT를 찍어보면 관상동맥의 현재 모양과 동맥경화로 막힌 부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병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맞다. 하지만, 관상동맥 질환이 생기는 과정은 수 십 년 동안 천천히 나노미터 단위로 진행되는 것이라 지금 해상도 0.2mm정도의 고해상도 CT에서 병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동맥경화증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CT로 다 알수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또 지금 혈관이 30% 미만으로 막혀있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하더라도, 내일 100% 다 막히는 급성심근경색이 생길 수도 있다.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병은 혈관 벽에 쌓여있던 기름 덩어리가 혈관 내부에 노출되면서 갑작스럽게 혈전이 생겨서 혈관이 막히는 ‘죽상동맥파열’이라는 과정으로 생기는 것이라 예측이 어렵다. 그러니, 관상동맥 CT에서 심한 병이 없다고 해서, 큰 병이 생길 확률이 없다는 말도 틀린 말이다.

결국 현재 병원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이미 어느 정도 역치를 넘어서 진행한 질병의 진단에는 유용하지만, 질환 초기의 진행 상태까지 알 수는 없다. 그래서,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병의 진행을 촉진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과 같은 위험 인자를 미리 관리하여 병이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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