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안 ‘선봉’된 30대 여경 “국제치안 전문가 꿈꾼다”[경찰人]

고지은 경찰청 국제협력과 경사 인터뷰
한국 최초 전 세계 청년경찰 리더 40인 올라
중미3국 등 전 세계 치안협력망 구축 일조
“국제적 위상 커진만큼 치안사업 더 늘려야”
  • 등록 2022-04-01 오전 6:00:00

    수정 2022-04-01 오후 6:29:20

[이데일리 정두리 조민정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국은 밤에 혼자 돌아다녀도 안전한 국가’라는 자부심은 모두 가지고 있을 거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한국 경찰과의 협력을 희망하는 국가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국제협력과 소속 고지은(35) 경사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치안 협의체인 국제경찰장협회(IACP)에서 수여하는 ‘전 세계 40세 이하 우수경찰관’ 40인에 선정돼 화제가 됐다. 중미3국 치안역량강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한국 경찰 최초로 전 세계 젊은 청년경찰 리더 40인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2년 경찰에 입직해 올해로 11년차가 된 그는 7년째 치안한류 사업을 담당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토대로 국제협력사업계에서 이미 팀장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통상 경찰청 내 계 단위로 운영 중인 팀의 리더는 경감급 이상이 맡고 있어 이례적이지만, 2017년 국제협력과가 생기기 이전부터 관련 업무를 맡아온 고 경사는 현재 팀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고 경사는 이달 24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빌딩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면서 “대한민국 경찰과의 협력을 원하는 모든 국가를 잇는 국제협력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지은 경찰청 국제협력과 경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치안협력사업 운영하며 전 세계 치안망 구축”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소탕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현대 경찰의 활동은 보다 다양하다.

국제협력과는 한국 경찰의 우수한 치안시스템이 해외 경찰과 원활히 공유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서다. 고 경사는 경찰청이 국제협력 업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제협력과가 출범한 2017년 이전부터 외사국에서 치안협력 사업을 운영하며 경찰청의 국제협력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그는 “경찰청이 보유 중인 과학수사, 사이버수사, 긴급신고대응, 여성대상범죄수사, IT를 활용한 범죄예방기법 등 역량을 외국경찰과 공유하면서 협력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미주, 유럽, 동북아 치안사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규모만 1350만 달러에 달한 중미3국(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치안역량강화 사업은 고 경사가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뇌리에 깊이 남아 있다. 이들 3국의 각종 치안 인프라 지원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 경사가 주도했다. 각 국에 전문가를 파견해 CCTV를 활용한 수사기법이나 112 긴급신고시스템 운영기술 등을 교육하고, 초청 연수·기자재 자문 등 모든 과정에 고 경사의 땀이 배어 있다. 성과는 상당했다. 이 사업으로 중미3국 대통령이 직접 한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한 건 유명한 일화다.

고 경사는 “이 나라들은 너무나 좋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어 관광지로 손색없지만, 살인율 1위로 꼽힐 정도로 치안이 불안해 여행객들이 함부로 찾지 못했던 곳”이라면서 “이들이 한국 치안 시스템을 공유받고 싶다고 했을 때, 한국 경찰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계급에 상관없이 이러한 큰 사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건 경찰로서 굉장히 가치 있고 보람있는 경험”이라면서 “중남미 중에서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처럼 재외국민이 많은 곳에서 치안 사업을 펼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지은 경찰청 국제협력과 경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고지은 경찰청 외사국 경사
“K치안 세계가 인정…치안사업 더 늘려야”

경찰의 치안한류 사업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경찰은 올해 재외국민 보호와 치안장비 수출 효과가 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위주로 10여개국과 치안협력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코이카(KOICA)와 진행하는 ODA 협력사업은 △엘살바도르 범죄 예방강화 △필리핀 수사역량 강화 △인도네시아 사이버 수사역량 강화 △요르단 빅데이터 기반 치안정보 관리시스템 구축 등이다.

다만 고 경사는 우리나라의 치안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다양한 치안협력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고 경사는 “한국 경찰과의 협력을 원하는 외국 경찰과 국제기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관련 사업의 규모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치안현장 경찰관들의 노력으로 잘 정착된 시스템과 업무를 다양한 사업으로 발굴하고, 외교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 경사는 한국 치안 시스템이 더 많은 나라에 전파돼 세계 어느 나라도 치안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기를 꿈꾼다. 고 경사는 “‘우리 국민을 보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외국 경찰관들에게 다가서야 그들도 빗장을 풀고 한국을 ‘친구’로 여길 수 있다”면서 “그래야 도피사범 송환, 수사 협조, 국제성 범죄 대응 등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의 협조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올해 주요 협력국을 대상으로 경찰전문가를 지속적으로 파견해 한국 시스템을 전파할 계획”이라면서 “저 또한 현장 일선에서 저만의 경험과 역량을 쏟아부어 그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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