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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25일 목동 넥센-삼성전서 넥센 투수 번사이드가 퇴장당했다. 또 스트라이크존이 문제였다.
벌써 9번째 퇴장이다. 굳이 번사이드가 아니었다고 해도 이미 2010 한국 프로야구는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즌으로 남을 것이 확실하다.
심판 판정은 매년 도마 위에 올랐지만 올해처럼 불신이 팽배한 시즌은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감독들은 최근 심판 판정에 대해 가급적 항의를 아끼고 있다.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다. 항의할 일이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스스로 민망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심판부도 이제는 단속에 나섰다. 지난 23일 잠실 두산-삼성전서 인필드 플라이를 제때 선언하지 않아 혼란을 부른 바 있다.
잘잘못을 가려 상과 벌은 주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어쩐지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KBO는 현장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룰 개정을 선언했다. 경기 시간 단축이라는 커다란 명제 앞에 다른 의견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12초룰도 마찬가지다. 승.패를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선수들에겐 혼란스러운 일일 뿐이다.
심판들을 징계하는 건 단지 눈 앞의 불을 끄는 행위에 불과하다. 애초에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먼저다.
문제는 일방적인 결정이 그대로 통용되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런 제도적 모순을 고쳐보겠다는 움직임은 아직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감독자 회의라는 것이 열리곤 했다. 그러나 총재와 감독들간에 식사 자리 이상의 위상을 갖지 못했다. 감독들의 건의 사항은 그저 또 다른 반찬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이제 감독들이 감독자 회의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는 수준이 됐다.
이 정도 문제점이 발견됐으면 뭔가 달라져야 한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고 바꿔야 할 것이 있다면 과감히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남은 시즌에서 조용히 별 탈 없이 지나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시는 이런 오해와 불신, 혼란의 시즌을 맞지 않기 위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