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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무대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이용찬과 성영훈은 비교하기가 어렵다. 이용찬은 지난 해 26세이브를 거둬 구원왕에 오른데 올해도 25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우뚝 섰다.
반면 지난 해 입단한 고졸 2년차 성영훈은 2년 동안 24경기에 나와 26⅓이닝을 던진게 전부다. 통산성적도 2승1패 평균자책점 4.33에 머물러있다. 그동안 일본 교육리그에서 뛰다가 1차전 당일 선수단에 합류했다. 여러가지로 큰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성영훈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성영훈은 덕수고 재학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앞세워 고교무대를 정복한 것은 물론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우승까지 견인했다. 입단 당시 받았던 계약금 5억5000만원이 많아보이지 않았을 정도로 기대치는 엄청났다.
하지만 프로에서의 2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프로 무대를 밟자마자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고개를 떨궈야 했다. 부상 때문에 9경기 등판으로 첫 시즌을 마감한 성영훈은 올해 화려한 도약을 꿈꿨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성영훈을 중요한 순간에 다시 불러올렸다. 물론 이용찬의 갑작스런 제외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현재 성영훈의 구위가 그만큼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상당수 야구팬들은 성영훈이 2007년 김광현의 돌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지금은 한국 최고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김광현이지만 그 역시도 2007년 프로 첫 해에는 쓴맛을 봐야 했다.
하지만 그 해 한국시리즈 4차전은 김광현이 특급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두산을 상대로 깜짝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당시 최고 에이스였던 리오스와의 맞대결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승리를 이끌었다.
설령 포스트시즌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이번 기회는 더 큰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이용찬의 경우 신인 시절이던 2008년 활약이 미미했음에도 포스트시즌에 깜짝카드로 기용됐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은 이듬해 구원왕으로 도약하는데 큰 힘이 됐다.
성영훈 역시 이번 포스트시즌은 그의 야구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활약과 관계없이 그를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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