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서 정말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손 회장이다. “오죽했으면 ‘신(神) 회장’이라고 불릴 정도겠느냐”며 최근 금융권 인사들은 손 회장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손 회장에게 ‘신 회장’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손 회장은 우리은행 내부에 오랫동안 잠재해 있던 계파갈등(한일-상업은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로 새로운 인사 문화를 구축한 CEO로 평가받는다.
특정 계파와 깊은 관계가 없는 만큼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능력중심의 외부인물을 대거 발탁, 기용하는데도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오정식 상근감사위원을 올해 초 재신임한 것도 능력중심의 인사원칙과 맥을 같이 한다. 오 감사는 전 씨티은행 출신으로 은행권에서는 유일한 민간출신 감사다. 대체로 사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금융당국 등 관(官) 출신의 감사를 선호하는 금융사의 일반적인 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오 감사와 손 회장이 케미가 잘 맞는다고 본다. 실제 손 회장은 금융지식이 해박한 오 감사의 의견을 평소 귀담아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4년 만에 지주사로 전환되면서 불거졌던 외부 낙하산 인사설을 잠재우고 첫 민영 지주사 회장으로 낙점된 손 회장이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말 또다시 회장 자리를 꿰찰 수 있겠느냐다. 한가지 확실한 건 재임중 성과와 능력이 인정된다면 본인의 진가를 다시한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