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 반 호프의 대작 '로마 비극'이 온다

11월 한국공연 끝으로 막 내려
인터미션 없이 5시간30분 공연
사진 찍고, 무대 위에도 올라가
  • 등록 2019-09-30 오전 12:30:01

    수정 2019-09-30 오전 8:16:28

이보 반 호프의 ‘로마 비극’ 공연 장면(사진=LG아트센터)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2012년 ‘오프닝 나이트’, 2017년 ‘파운틴헤드’ 등을 통해 한국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이보 반 호프(Ivo van Hove).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최고 걸작 ‘로마 비극’이 11월 한국을 찾는다. 이 작품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완전히 막을 내리기로 결정해 공연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두 번의 한국 공연에서 관객들의 큰 성원에 감동한 이보 반 호프가 ‘로마 비극’의 마지막 무대로 한국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로마 비극’은 셰익스피어가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쓴 3개의 희곡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연이어 구성한 작품이다. 로마를 구한 영웅이지만 오만한 성격으로 민중의 적이 된 ‘코리올레이너스’, 그와 반대로 민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독재자가 될 것을 두려워한 이들에 의해 제거된 ‘줄리어스 시저’, 나라의 운명을 뒤흔들 만큼 치명적 사랑을 했던 연인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 로마 시대 인물들의 비극적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은 지금껏 우리가 공연을 관람할 때 익숙하게 지켜야 했던 모든 관습을 깨버린다. 관객들은 본인들이 앉을 좌석의 번호를 지정해 구입할 수 없다. 1~2층만 공개하는 좌석은 전석 동일 등급으로 공연 당일 선착순 입장이다. 공연시간은 무려 5시간 30분이다. 인터미션(중간휴식)조차 없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대와 객석, 극장 로비 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원하는 위치에서 공연을 관람한다.

심지어 무대 위로 올라가 배우들 바로 옆에서 관람할 수도 있고, 무대에 차려진 바(Bar)에서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사먹으며 볼 수도 있다. 공연을 보면서 사진을 찍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연 장면을 올리는 것도 허용된다. 자유분방한 관람 형태를 통해 ‘다양한 관점과 서로 다른 의견들’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마치 우리 삶에 있어서의 정치, 사회적 변화가 예상한 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대담한 해석과 극적 몰입감 넘치는 전개로 가는 곳마다 극찬받았던 작품이다. 주 드로의 ‘강박관념’, 줄리엣 비노쉬의 ‘안티고네’, 브라이언 크란스톤의 ‘네트워크’ 등 수 많은 스타 배우들과 작업하며 히트작을 양산한 이보 반 호프이지만, 그의 대표작은 ‘로마 비극’이다.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공연(2009년, 2017년) 때에는 세익스피어 작품 평가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영국 언론들마저 “역대 최고의 셰익스피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현 시대 최고 연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로마 비극’. 이보 반 호프는 공연 때마다 극단의 전 배우· 스텝이 움직이는 이 거대한 프로덕션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그나마 한국 관객들을 위해 3회 공연을 남겨놓은 것이 위안거리다. 로마의 숨가뿐 정치 세계 한복판에 들어가 역사적 인물들의 공모자가 되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11월 18~20일 LG아트센터.

이보 반 호프의 ‘로마 비극’ 공연 장면(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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