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나라 ETF]반가운 화물선 고동소리…코로나19 암막 걷히나

해상물동량 감소로 폭락한 드라이 벌크 운송료
BDRY 연초 이후 58% 폭락하면 부진했으나
최근 1주일 수익률 18% 급등하며 고무적
  • 등록 2020-04-04 오전 6:40:00

    수정 2020-04-04 오전 6:40:00

투자 세계에서 국경이 지워진 지 오래입니다. 세상은 넓고, ETF는 많습니다. 일일이 찾아보기가 어렵지요. 이데일리가 매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해운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발발로 큰 타격을 입었다. 화물을 실어나르는 수요가 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밖을 나오지 않으니 공장을 돌릴 일손이 없고, 공장을 돌리지 못하니 제품 제작에 쓰일 재료 주문이 끊긴 영향이다.

드라이 벌크 부문은 이런 흐름에서 크게 휘청였다. 드라이 벌크는 컨테이너가 아닌 용적 단위로 짐을 싣는 방식이다. 주로 원자재와 곡물을 이렇게 나른다. 숫자로 보면 명확하다. 드라이 벌크 운송선은 크기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하는데, 개중에 크기가 가장 큰 케이프사이즈(재화중량톤 18만 톤가량)의 하루 운송료는 최근 평균 4500달러 가량이다. 201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셧다운에 들어간 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프사이즈 물량은 중국이 세계 전체 운송량의 35%를 차지한다. 철광석의 70%는 중국에서 주문한 물량이다.

곡물 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악재다. 농업국가 브라질은 최근 폭우를 동반한 악천우를 맞으면서 수출량이 전보다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외신은 드라이 벌크 운송료가 내린 이유를 중국(수요)이 아니라 브라질(공급)에서 찾기도 한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우려로 검역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도 해운 업계에 호재는 아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각국에서 식량 자급 수요가 커진 것도 한몫한다. 러시아 경제부 관료는 “2분기에 곡물 수출량을 줄일 것”이라고 발언한 상황이다.

BDRY 연초 이후 수익률 곡선. 최근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자료:구글금융)
곡물가격이 오르면 운송료도 오르면 좋을 텐데, 둘의 가격은 상관관계가 낮은 편이다. 이런 상황이 종합한 결과, 운송료에 투자해온 금융투자상품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BDRY(티커·상품명을 줄여 부르는 단어)는 드라이 벌크 운송료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드라이 벌크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BDRY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58.7%로 폭락한 상태다. 작년에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의 부정 영향이 반영된 최근 1년 수익률은 -33.2%다. 무역분쟁 당시 이 상품 투자자는 벌벌 떨어야 했는데, 지금과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다.

BDRY의 등락에서 세계 운송 산업의 현주소가 엿보인다. BDRY가 좇는 것은 상품의 가격 등락이 아니라, 상품 운송료이기 때문이다. 운송료는 수요가 많을수록 올라가는 구조이니, 올해 운송 수요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걸 대변하다. 그런데 이 상품 수익률이 최근 치솟아서 고무적이다. 1주일 수익률이 18.3%(지난 2일 기준)를 기록한 것이다. 한 달 수익률이 -23.7%인 점과 비교하면 급격한 가격 변동이다. 최근 들어서 운송료가 뛰기 시작한 것이고, 이는 화물을 실어나르려는 움직임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해상을 가르는 화물선이 증가한다는 것은 코로나 19가 드리운 암막을 걷어내는 과정일 수 있어 지켜볼 일이다.

△티커 정식 명칭

·Breakwave Dry Bulk Shipping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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