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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승환계약이 불완전판매가 높다는 것이다. 설계사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승환계약에 서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도 넘은 인기상품 갈아타기 마케팅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H해상은 독립법인대리점(GA)에게 ‘굿앤굿어린이 종합보험’의 판매를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안을 내려보냈다.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은 2004년 7월 업계 최초의 어린이 전용 종합보험으로 출시된 이후 16년 동안 400만건이 넘게 판매된 H해상의 대표 어린이보험 상품이다.
H해상이 내려보낸 마케팅 방안은 3년 이상 H해상 어린이보험을 유지한 고객들이 새롭게 개정된 상품으로 갈아탈 경우 1년간 5.5%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게 주 내용이다. 새롭게 개정된 상품은 뇌혈관ㆍ심혈관 진단 등 타사에서 다루지 않는 담보가 대거 추가됐다.
이 같은 영업 드라이브로 H해상의 GA 실적은 승승장구했다. H해상의 지난 5월 GA채널 보장성보험 매출은 58억3700만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가 증가했다. 6월에도 높은 신계약율을 갱신하며 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제는 H해상이 취하고 있는 마케팅방식이 ‘승환계약’이라는 것이다. 승환계약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태우는 것인데, 소비자에게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보험은 보통 계약 후 7~10년 지나야 보험료를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만약 3년만 유지하고 해약하게 되면 해약환급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어린이보험의 경우 20년납이 대부분인데 중도에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면, 가입한 날부터 다시 20년간 보험료를 납입해야한다. 기존 보험은 사실상 돈만 내고 사라지는 셈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3년간 돈을 내고 보험을 해지하는 꼴이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H해상이 보험료 할인을 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신규 계약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을 무리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해상 측은 ‘승환계약’ 목적이 아닌 기존 가입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하나의 방안일뿐 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가입자들이 새로운 담보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어린이보험에 없던 담보에 대해 기존보험을 해지하고 가입하는 것이 아닌 추가가입 등을 마케팅했던 것”이라면서 “다만 추가가입을 하면 보험료가 매달 나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새롭게 가입하는 사람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보험 가입자들이 타보험사 이전 등을 이유로 대부분 3년 정도가 지나면 해지하는 고객이 많다”며 “이때 고객이 원하는 담보를 추가로 넣은 상품을 내세워 H해상 상품을 유지해달라는 의미에서 한 마케팅”이라고 전했다.
보험 갈아타기, 불완전판매 우려 커
금융당국도 H해상의 이 같은 마케팅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승환계약은 불완전판매가 높아 최근 금융당국이 집중적으로 감독하고 있는 사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당인지 아닌지는 계약관계를 깊이 살펴봐 야하지만, 승환계약은 소비자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