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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건 관장 "훈민정음 해례본 NFT 판매...문화재 공유는 간송의 뜻"

전인건 간송미술관장 인터뷰
"문화대국 위해선 문화재 접근성 높여야"
"시대 변화에 맞춰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도록"
  • 등록 2021-08-02 오전 6:00:00

    수정 2021-08-0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간송 전형필(1906∼1962)은 많은 사람들과 우수한 우리 문화재를 나누며 훼손된 문화와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더 많은 사람과 문화재를 공유하며 간송의 뜻을 이어가고자 했다.”

전인건(50) 간송미술관 관장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대체불가토큰(NFT, Non Fungible Token)으로 제작해 판매하기로 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간송미술관은 ‘훈민정음 해례본’ NFT는 1개당 1억원씩 총 100개를 한정판으로 발행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국보가 NFT로 제작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간송 전형필의 장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사진=이데일리DB).
전 관장은 간송의 장손이자 전성우(1934∼2018) 전 간송미술관장·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들로 3대째 간송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전화인터뷰에서 “지금껏 고정된 방식 외에도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면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과 함께 문화재를 나누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문화재 중 훈민정음 해례본을 선택한 이유는 간송 소장품 중에서 가장 상징적이기도 하고, K팝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은 만큼 훈민정음으로 우수한 문화를 더욱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문화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는 문화재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송 전형필의 스승이었던 의창 오세창 선생이 생전 “문화로 나라의 정체성을 지킨다”고 했던 말을 인용하며 “나라를 되찾은 현시대에도 우리 문화, 역사가 무엇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때 자긍심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또 그는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창의력을 더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세계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선순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간송미술관 운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전 관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NFT는 일종의 ‘프리미엄 후원회’라고 설명했다. 간송미술관은 문화재를 보호·연구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수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모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다른 미술관보다 뜻을 공유하고 도와주는 후원회가 중요하다. 그는 “현재 간송 후원회는 40대 이상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기회로 더욱 다양한 세대로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 사전문의 요청도 꽤 왔는데 기존 후원회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 관장은 훈민정음 해례본 NFT가 국보의 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서 “NFT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에 훼손이 가는 것도 아니고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가장 전통적 방법인 전시가 문화재 훼손이 더 심하지 않나”고 반박했다. 문화재는 전시를 위해 조명을 받는 것 자체에서 손상이 일어난다. 특히 서지류는 손상이 심해 일정기간 이상 전시를 하기도 어렵다. 그는 “전시도 물론 중요하시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유물에 손상이 가지 않는 방법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개당 1억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주고 훈민정음 해례본 NFT를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비판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간송의 가장 상징적 문화재인 만큼 그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향후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외에도 또 다른 국보·보물의 NFT를 더 낮은 가격에 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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