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아닌 '어른'이 되기 위한 노하우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어른의 문답법'
어른의 태도에 대한 고찰 담은 2권의 책
고결함과 교양으로 타인과 어우러지고
어떤 갈등도 대화로 해결하는 자세 강조
  • 등록 2021-09-15 오전 5:10:00

    수정 2021-09-15 오전 5:1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른이 되는 것이 쉽지 않은 시절이다. 어른이라고 함부로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꼰대가 되기 십상이다.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되기 위한 노하우를 담은 두 권의 책이 나란히 나왔다.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추수밭)과 ‘어른의 문답법’(월북)이다.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등으로 잘 알려진 독일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책이다. 앞선 책을 통해 가난 앞에서도 인간다운 품위를 잃지 않는 삶의 미학과 세계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인의 의미를 고찰했던 저자는 이번 새 책에서는 ‘어른’이라는 삶의 태도를 기사도라는 전통적 개념을 통해 복원한다.

저자는 기사도처럼 한때 품격 있는 태도로 여겨진 것이 낡은 것으로 취급되는 현 시대의 문제점을 짚어낸다. 현대사회가 지나친 개인주의와 상대주의에 빠졌고, ‘쿨함’과 ‘병맛’이 유행하면서 진지한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를 폄훼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오늘날의 어른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이해하기보다는, 나의 생각과 맞는 이들끼리만 어울리려는 태도를 지향한다. 갈등 속에서 한데 어우러져야 함에도 이를 포기한 채 자기폐쇄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른바 ‘죽은 어른들의 사회’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기사도를 주목한다. 물론 전근대적인 계급의식으로서의 기사도가 아니라, 현대인이 잃어버린 깊고 넓은 어른의 태도를 보여주는 기사도다. 저자가 꼽은 기사도의 핵심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삶에서 조금의 구질구질함도 용납하지 않는 고결함”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도의 덕목을 현명함·유머·열린 마음 등 27가지로 정리해 제시한다.

아더 왕 이야기를 시작으로 007 제임스 본드, 영화 ‘스타워즈’ 등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흥미를 더한다. 저자는 “어른스러움이란 남들보다 우월한 지성이나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뚝심을 바탕으로 삼은 단단함이 아니라, 그 반대로 가진 것도 변변치 못하고 매 순간 휘둘리는 처지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교양이나 긍지”라고 강조한다.

‘어른의 문답법’은 협상의 대가로 불리는 철학자 피터 버고지언, 수학 박사 제임스 린지가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법을 정리한 책이다. 사실 두 사람은 누구든 같이 대화를 하면 피하고 싶은 말 안 통하는 사람들이었다. 동료와 정치 문제를 토론하다 무례한 태도를 보여 ‘꼴통’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다. 수많은 인간관계를 잃고 나서야 두 사람은 비로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법’을 아는 것이 어른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수 덕목임을 깨달았다.

책은 답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더 깊이 이성적으로 파고드는 ‘논리적 사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상대와 나 자신에게 묻는 ‘인식론’, 대화가 지향하는 방향의 질적 변화를 일궈내는 ‘철학의 변증법’ 등을 바탕으로 ‘가장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대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시한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각 기본·초급·중급·상급·전문가·달인으로 나눠 난도별로 단계를 밟아가며 대화법을 익히도록 구성돼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모든 갈등 상황을 절차와 결과 모두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밖에 없다. 어른스러운 대화를 위해선 어떤 순간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적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권의 책 모두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열린 태도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될 수 있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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