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969.27 13.95 (-0.47%)
코스닥 1,001.35 0.08 (-0.01%)

[피지에서 온 편지]‘One Blue Pacific’ 시대와 한국의 외교

박영규 주피지 대사
국민90% 백신 접종…다시 문을 연 섬나라 피지
태평양 도서국 '하나의 청색태평양' 지향
코로나19·기후변화·해양자원 협력 강화…협의체 '정상급' 격상
  • 등록 2021-11-26 오전 6:00:00

    수정 2021-11-26 오전 6:00:00

지난주 피지에서는 올해 한국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 방송으로 우리 국립무용단과 이날치의 공연, 그리고 한국의 기술 혁신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K-Innovation’이 방영됐습니다. 그동안 양국 대통령이 축하 서한을 교환했고, 온라인 문화·체육 행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교 반세기를 기념했고 최근에는 양국 무역 엑스포와 관광 사진전도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피지는 지금 외국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입니다. 성인 9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여 국경 개방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여행 파트너 국가를 특별 지정해 완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관광업 재개를 통한 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도 큽니다. 피지는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박영규 주피지대사와 인니아 Inia Seruiratu 피지 총리대행이 1일 한-피지 수교 50주년 기념행사 계기에 수바 시내 그랜드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한국 관광 사진전 개막식에 참여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주피지대사관)
태평양에는 호주와 뉴질랜드 외에도 피지를 포함해 14개의 독립도서국이 있습니다. 이들 섬나라는 인구나 육지 면적은 작지만, 광대한 인근 수역에 풍부한 수산자원과 해저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 국가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태평양 도서국들은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1971년 태평양도서국포럼(PIF)라는 지역협력기구를 결성하고 ‘하나의 청색 태평양(One Blue Pacific)’ 구현을 위해 결속을 다져왔습니다. 피지가 의장국으로서 지난 8월 개최한 PIF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의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고, 최대 과제인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키로 했습니다. 또 PIF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이 청색 태평양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습니다.

우리 역시 1995년 PIF와 공식 협력관계를 수립했는데, 한-PIF 협력기금을 통해 연간 150만달러 규모의 개발협력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1월 8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공개된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의 연설 영성. 그는 “바닷물이 항상 차오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말뿐인 약속만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세계의 단결을 강조했다. 투발루는 매년 0.5㎝씩 물이 차오르고 있는 태평양의 섬나라로, 사이먼 장관이 연설한 이곳 역시 과거에는 육지였다. (사진=로이터 제공)
얼마 전 투발루 외교장관이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잠긴 곳에서 연설하면서 태평양 도서국들에게 닥친 수몰 위기를 세계에 알린 바 있습니다. 기후변화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태평양 도서국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행동과 기여를 촉구해오고 있습니다. 각국의 개별 목소리보다는 단합된 1개의 목소리가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공동의 ‘2050 미래 비전’도 만들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나의 청색 태평양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한국과 14개 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이 모인 네 번째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회의서 15개국은 코로나19, 기후변화, 해양·수산 같은 관심분야 협력을 확대키로 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한국과 태평양 도서국간 협의체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상호 관심 분야에서의 협력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소통을 강화하려는 양측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외교의 지평이 태평양 지역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