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마음의 등불]‘당뇨병성 망막병증’, 깜짝할 사이 실명 불러 주의

원재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 등록 2022-04-30 오전 8:39:54

    수정 2022-04-30 오전 8:39:54

[원재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35세 남자 환자가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우측 눈이 전혀 안 보인다고 하며 외래에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우측 안구 내 출혈이 심한 상태였으며, 좌측 안구에는 심한 망막 출혈과 신생혈관들이 관찰되는 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의심됐다.

원재연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과 교수
환자와 대화하는 가운데 당뇨 진단 받은 지 1년이 되었으나 치료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우측 눈의 경우 출혈이 심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통한 망막 수술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수술 전 준비 검사를 시행하던 중 심전도에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순환기내과 협진 하에 두 개의 심장 관상동맥 폐쇄를 확인하고 응급으로 관상동맥 우회술을 먼저 시행했고, 회복 후 원래 예정되어 있던 망막 수술을 진행했다.

현재 환자는 심장과 눈 모두 양호한 상태이며 특히 시력은 증상이 발생하기 전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환자의 경우 당뇨로 인해 실명 상태에 이르렀고 심근경색 발생으로 급사할 수 있는 상태였으나 빠른 치료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 행복한 결과를 얻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이 환자처럼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우리나라의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며, 당뇨 환자의 4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시력 저하가 발생한 상태에서 안과를 방문하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되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많은 당뇨 환자들에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눈 당뇨 관련 검사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진행한 건강보험심사 평가원 보고에 따르면 당뇨 환자 중 눈 당뇨 검사를 받은 환자가 최근 2년간 약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관리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당뇨 합병증 검사 중 눈 검사 시기가 중요하며,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정확한 발병 시기와 유병 기간을 알 수 없으므로, 처음 당뇨병 진단 시 반드시 안과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또한 모든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조절이다. 혈당 조절이 잘 되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미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적절한 약물 치료, 식이 및 운동 요법이 필요하다. 최근에 복부 비만의 정도와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심한 정도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흥미로운 대규모 연구가 발표되었다. 따라서 복부 비만을 해결하려는 여러 치료 방법들이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진행한 경우에는 약물, 레이저, 주사 및 유리체 절제술 등의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망막의 혈관벽을 강화시키고, 망막 혈관의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레이저 치료는 망막주변부를 전반적으로 응고하는 방법으로 주변부 혈관 신생을 억제하거나 망막 출혈의 흡수를 도와주는 등 망막 상태를 안정적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안구 내 주사는 최근에도 여러 신약이 개발되어 눈 당뇨 환자들 중 언제든지 실명 가능한 상태인 말기에 해당하는 증식성 당뇨병성망막병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안구 내 주사는 망막에 존재하는 기존 신생혈관을 제거하고 새로운 신생혈관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으며, 또한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황반 부종을 치료하는 등 실제 말기 눈 당뇨 환자들의 실명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리체 출혈, 망막 박리 등의 심한 합병증이 나타난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제거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진행하면 처음 눈 상태로 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며, 당뇨병을 진단 받은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안과에 방문하여 검진을 시행하고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혈당 조절에 더욱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

35세 남성 증식성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의 안저 사진. 내원 당시 좌측 눈에 심한 망막 출혈 및 삼출물, 신생혈관이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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