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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공기관 경영평가 한계 보여준 한전 성적표

文정부서 '사회적 가치' 강조…재무지표는 '뒷전'
공공기관 부채 급증…한전, 역대 최대 규모 적자 사태
공공성-효율성 균형 필요…'방만경영 혁신' 속도 내야
  • 등록 2022-06-22 오전 5:40:01

    수정 2022-06-22 오전 5:40:01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해 5조9000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015760)은 지난 20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보통을 의미하는 ‘C등급’을 받았다. 공운위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평가 등급과 별개로 한전에 대해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의 자율 반납을 권고하지 않았더라면 한전 경영진은 최악 적자 속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공기관 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면 월 기본급의 100% 가량을 성과급으로 받기 때문이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근호 감사 평가단장, 김완희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최상대 2차관, 박춘섭 공기업 평가단장, 홍두선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사진=연합뉴스)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경영평가 결과는 문재인 정부가 평가지표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윤리 경영 등 사회적 가치 관련 비계량 항목을 대거 삽입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전까지 4~7점 수준이던 사회적 가치 지표를 25점까지 끌어올리고, 대신 재무예산 운영·성과 등의 항목은 15점에서 5점으로 대폭 낮췄다.

그 결과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 5년간 급증, 지난해 말 기준 583조원까지 불어났다. ‘공공성 강화’를 명목으로 늘어난 비용과 악화하는 재무상태에 대해선 손쓸 수 없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달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전 스스로 왜 지난 5년간 한전이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전의 9개 자회사 중에는 사회적 가치 구현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 ‘S(탁월)’ 등 우수한 등급을 받은 기관도 있지만, 정부가 이들 기관 전부에 대해 기관장과 임원들에 대한 성과급 자율 반납을 권고한 것도 재무지표 악화에 대한 ‘연대책임’ 차원에서 이뤄졌다.

윤리경영과 사회적 가치 구현이 중요하지 않은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급속도로 악화하는 공공기관의 재무상황에 눈을 감는다면 ‘사회적 가치 실현’ 역시 공허한 외침이 될 뿐이다. 공공기관 재무구조 악화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귀결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중요한 건 공공성을 살리면서도 수익과 효율성과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윤석열정부가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높여 공공기관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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