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기를 못 펴던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빅테크주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안도 랠리를 기대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에 방점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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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90포인트(1.73%) 오른 2523.7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 이후 가장 큰 폭의 강세였다.
이날 상승세는 미국의 물가지표 호조 영향이다. 올해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5%를 기록했다. 전월인 6월(9.1%)과 비교해 0.6%포인트 하락한 데다 월가 예상치(8.7%) 역시 밑돌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그동안 증시를 누른 고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꺼번에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이 아니라 50bp만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성장주 네이버(035420) 역시 5500원(2.10%) 오르며 26만7500원을 가리켰다. 네이버(035420) 역시 지난해 9월 45만4500원까지 올랐지만 9개월 만에 22만7000원까지 빠지며 ‘반토막’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증시 랠리가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에 따른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성장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도랠리는 아직…‘조금 더 높은 박스권’ 기대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성장주는 7월부터 시작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 국면에서 조금씩 올랐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급락한 상황이다. 증권가도 가격 측면에서는 아직 저평가된 만큼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무난했던 만큼 실적 불투명성도 다소 완화됐다”면서 “변동성이 완화하는 주식시장에서는 낙폭과대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주가 오름세를 이끌고 지수 전반이 오르는 ‘안도 랠리’가 시작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미국의 물가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을 뿐, 여전히 8%대의 높은 수준인 데다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 물가 지표들도 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며 순환매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7∼8%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 수요와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할 수 있고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조정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추세적으로 반등장을 이어가기보다 3~4분기 실적 발표 시기에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