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모술수 권민우를 위한 변명[생생확대경]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던진 물음표 이젠 답해야
  • 등록 2022-09-08 오전 6:00:00

    수정 2022-09-08 오전 9:18:4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 전세계 1위를 기록하며 K-드라마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기존 드라마의 틀을 깬 것 자체가 화제였다. ‘우 to the 영 to the 우! 하!’라는 우영우만의 인사법은 전세계에서 따라 하기 영상으로 다시 만들어지며 현재도 많은 이들을 웃음 짓게 하고 있다.

우영우는 말투도 행동도 이상하지만, 기억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해 질 게 뻔한 재판을 이기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우영우를 바라보는 시각은 드라마 속에서 양분된다. 우호적인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손해 본다고 말하는 ‘권모술수’ 권민우가 대표적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 마음이 착해지는 기분”이라며 이런 권민우를 함께 미워하고 우영우의 직장동료 봄날의 햇살 최수현이나 친구 동그라미의 입장를 지지하기도 했다.

(사진=에이스토리·KT 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하며 시청자들의 이런 착한 마음도 함께 막을 내린듯하다.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다 가장 바쁜 아침 출근 시간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에 성난 마음을 드러내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장애인에 대한 미움보다 회사 또는 학교 지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해 이들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이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미움으로 번지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우영우와 비슷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들이 포함된 발달장애인은 25만2000명(주민등록 인구대비 0.48%)이나 됐다. 그리고 이들에게 삶의 만족도를 묻자 64%가 ‘만족하는 편’, ‘매우 만족’이라고 답했다.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늘 함께해온 부모 없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등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장애나 주변 상황에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답변은 비장애인의 예상과 다른 답변이기 때문이다. 계획한 게 조금만 틀어져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나일 것”이라며 우울해했던 일들을 반성하게 됐다. 그리고 사회가 조금만 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사회의 0.48%는 아주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이들의 목소리에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귀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이들에게 불편한 세상이 비장애인들에게 편할 리 만무하다. 이들이 원하는 세상과 비장애인이 원하는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극단적인 시위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들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가는 게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가 준비에 들어간다고 한다. 시즌2가 시작할 즈음엔 현재와 다른 내일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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