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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일 대만에 0-4로 완패했다. 이후 3일 최약체 태국을 17-0, 5회 콜드게임으로 누르면서 2승 1패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르게 됐다.
슈퍼라운드는 A, B조 각 1, 2위가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당한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른다. A조에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일본, 중국을 모두 이겨도 자력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한다.
한국이 일본, 중국을 모두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대만이 일본, 중국을 상대로 다 승리하면 3승의 대만과 2승 1패의 한국이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 경우는 한국에 차라리 나은 편이다.
이때 두 번째로 따지는 것이 팀 성적지표인 TQB(Team‘s Quality Balance)다. TQB는 복잡한 공식이 적용된다. 먼저 팀 득점을 공격 이닝으로 나눈 수치 A를 구한다. 이어 팀 실점을 수비 이닝으로 나눈 수치 B를 뽑는다. 마지막으로 A를 B로 나누면 TQB가 나온다. 이 TQB가 높은 팀이 상위 위치에 오른다.
TQB 수치가 높아지기 위해선 당연히 득점은 많고, 실점은 적어야 한다. TQB마저 같다면 동률팀 간 경기에서 TQB 대비 최소 자책점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점수를 많이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국은 대만과 경기에서 4점을 내줬다. 나중에 TQB를 환산하는 데 있어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이 일본을 이기더라도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고 큰 점수 차로 이겨야 하는 이유다.
물론 완전히 실망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만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TQB에서 앞서 간신히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비록 상대가 최약체이기는 하지만 태국전에서 홈런 3개 등 11안타로 17점을 몰아치는 등 방망이가 살아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도 한줄기 희망의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