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왔다, 피하지 말고 올라타자[생생확대경]

생성형AI, 문서 요약·분석·번역·작성 등 강점
오류 등 한계도 명확…변호사 사후검수 필요
AI와 경쟁 아닌 협업해야…경쟁력 원천될 것
  • 등록 2024-06-18 오전 5:00:00

    수정 2024-06-18 오전 5:00:00

AI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자 AI가 만들어낸 이미지. AI는 “미래의 법정에서 인간 변호사가 큰 AI 홀로그램과 상호작용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오픈AI 달리)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AI(인공지능)의 시대다. 8년 전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로 AI의 존재가 낯설지는 않다. 그렇지만 딱히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다. 마치 ‘접히는 디스플레이’ 같았다.

시간이 꽤 흘렀다. 어느 새 폴더블 폰은 대세가 됐다. AI도 그동안 칼을 갈았다. 과학관 체험 부스에서나 만져봤을 만한 AI 툴이 PC와 스마트폰에서 실행되고 있다.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의 법조계에서조차 AI 바람이 불고 있다. 업무 특성상 오히려 AI 활용 사례가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을지도 모른다.

AI를 자신의 업무 처리에 활용하고 있다는 한 변호사는 특히 생성형 AI들이 문서 요약, 사건 분석, 법적 쟁점 도출 등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고 경험담을 공유했다. 실제로 두꺼운 판결문을 AI에게 주고 요약해달라고 하면 핵심 쟁점과 패소 원인 등을 금세 짚어준다는 것이다.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서면도 AI를 활용한 이후로는 덜 부담스러워졌다고 한다. AI가 순식간에 문서를 요약해주고 핵심사항을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문서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이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변호사들은 법률 정보를 전하기 위한 블로그 게시글 작성이나 영상콘텐츠 제작 시에도 AI를 이용하고 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계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AI에게 법령의 구체적 조문을 물으면 엉뚱한 답변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법률가의 검토없이 그 결과물을 곧이곧대로 활용할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모 변호사는 “AI가 틀릴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결과물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며 “그나마 AI가 완벽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등 법조계에서는 신입 변호사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AI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기업 법무팀에서도 AI를 활용해 변호사 자문 비용을 아끼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변호사로서는 AI와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AI가 내놓는 답변이 최소한의 비교 기준점이 될 것이다.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경쟁력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언급은 변호사들에게 불편한 주제일 수 있다. 그럼에도 AI 도입과 활용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AI의 활용 범위가 법조계로 확산하고 있고 아직 기술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AI가 법률 서비스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를 꿈꾸는 로스쿨생이든 현직 법률가든, AI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지금이라도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다가올 미래를 더욱 여유있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커다란 시대 변화 속에서 AI를 경계의 대상이 아닌 협업의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적대시하기보다는 AI와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변호사들이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AI로는 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면 그때 진정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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