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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은 산 깊은 숲. 구름과 ‘친구 먹은’ 깎아지른 듯 솟은 바위벽 사이에 아찔한 다리가 매달렸다. 축 처진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현수교. 그 다리를 겁도 없이 아장아장 건너는 저들이 보이는가. 분홍모자를 눌러쓴 소녀와 하얀 강아지. 건너편 절벽 위엔 펭귄들이 마중을 나와 있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몇몇 ‘설정’이 작가 우국원(44)을 가리킨다. 소녀와 동물, 수를 놓은 듯 도톰한 볼륨감을 내는 채색기법. 여기에 그림 위쪽에 박아넣은 영문장까지. 작품 설명이든, 작가 코멘트든, 그림 속 누군가의 대화나 생각이든 말이다.
18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아뜰리에아키서 강예신·김덕기·권기수·박효진과 여는 기획전 ‘다이얼로그’(Dialogu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30.3×162.2㎝. 작가 소장. 아뜰리에아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