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저들이 겁도 없이 다리를 건너는 까닭…우국원 '미니스터'

2020년 작
소녀와 동물·볼륨감·여백에 박은 영문장 등
위트·유머로 무장한 특유의 구성·채색으로
日가츠시카 목판화 '히다와 에추…' 재해석
  • 등록 2020-04-02 오전 12:15:00

    수정 2020-04-02 오전 12:37:33

우국원 ‘미니스터’(사진=아뜰리에아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높은 산 깊은 숲. 구름과 ‘친구 먹은’ 깎아지른 듯 솟은 바위벽 사이에 아찔한 다리가 매달렸다. 축 처진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현수교. 그 다리를 겁도 없이 아장아장 건너는 저들이 보이는가. 분홍모자를 눌러쓴 소녀와 하얀 강아지. 건너편 절벽 위엔 펭귄들이 마중을 나와 있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몇몇 ‘설정’이 작가 우국원(44)을 가리킨다. 소녀와 동물, 수를 놓은 듯 도톰한 볼륨감을 내는 채색기법. 여기에 그림 위쪽에 박아넣은 영문장까지. 작품 설명이든, 작가 코멘트든, 그림 속 누군가의 대화나 생각이든 말이다.

그런데 이 장면이 낯설지 않다면. 맞다. 일본 에도시대 목판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히다와 에추 지방 사이의 현수교’를 재해석했다니까.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 다리를 건너던 두 사람 대신 작가가 아끼는 ‘캐릭터’를 올렸다는 것.

위트·유머로 무장해온 그이의 붓이 멀리 떠난 특별한 여행길이다. ‘미니스터’(Minister·2020)라니. 오늘은 ‘사절단’이 된 그들(소녀와 동물)의 임무가 실로 막중해 보인다.

18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아뜰리에아키서 강예신·김덕기·권기수·박효진과 여는 기획전 ‘다이얼로그’(Dialogu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30.3×162.2㎝. 작가 소장. 아뜰리에아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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