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를때 주식으로"…메자닌 전환청구 급증

CB·BW 전환, 4개월 새 98곳→316곳 급증
"주가 오른다는 기대 때문…리픽싱, 탄력 더해"
메자닌 많은 사모펀드들 보수적 운용도 '한 몫'
"사모펀드 유동성 높아지고 코벤펀드 '청신호'"
  • 등록 2020-07-10 오전 12:20:00

    수정 2020-07-10 오전 12:20: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감했던 메자닌(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의 상품)의 주식 전환 청구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증시가 빠르게 상승한 현 시점을 전환에 유리한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임과 옵티머스, 젠투파트너스까지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자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메자닌 물량을 빠르게 현금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결과적으로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인해 메자닌을 소화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메자닌, 3월 바닥 찍고 급증 중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 청구권이 행사된 회사는 316개사이다. 주식수로는 2억4700만주에 해당한다.

CB와 BW 전환 추세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진 급증세를 보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급감했다.

지난해 9월 8200만주(104개사)였던 CB와 BW의 주식전환은 10월 1억5200만주(187개사), 11월 1억6100만주(250개사)로 늘더니 12월엔 2억9000만주(193개사)로 껑충 뛰었다. 그러다 올 3월 들어 1억8900만주(98개사)로 급감한 뒤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이는 증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3월 19일 바닥을 찍고 현재 연초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메자닌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극대화를 위해 지수가 회복되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주식전환에 나선 것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메자닌의 본질은 채권 투자가 아닌 주식 투자로 보고 있다”며 “전환이 줄었다 다시 늘어나는 이유는 주가가 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에게 유리한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설정된 상황까지 고려하면 전환에 더 탄력이 붙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모펀드 사태 후 메자닌 위축”

메자닌의 주식 전환이 활발한 또 한가지 이유는 메자닌 물량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부터 시작해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젠투파트너스까지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펀드 환매 중단이 잇따르자 유동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메자닌을 주식으로 전환한 뒤 매도해 현금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라임자산운용의 ‘테티스 펀드’는 메자닌의 주식 전환에 어려움을 겪어 문제가 발생했다. 테티스 펀드는 주로 코스닥 기업 CB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는데, 지난해 코스닥 지수 하락으로 주가가 CB 전환가격을 밑돌아 주식으로 바꾸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한 사모펀드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말 라임자산운용이 터진 이후부터 판매사들이 메자닌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을 받지 않으면서 메자닌 전문 대표 플레이어들은 시장에서 5곳 정도로 줄었고 전체 합쳐도 10곳이 안 될 것”이라며 “개별 종목들이 많이 오른 현재, 운용사들이 마지막 남아 있는 메자닌을 털기 위한 목적으로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고 좋은 수익률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호황인 주식시장 덕에, 메자닌이 주식으로 빠르게 소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기업 입장에선 메자닌이 주식으로 전환돼 채무 이행의 부담을 덜고 운용사 입장에서도 주가 상승기 전환을 통해 차익을 크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4월 설정돼 메자닌 자산을 대거 사들인 코스닥벤처펀드도 수익률 개선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김필규 연구위원은 “실제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채권으로 남아, 상환 문제가 발생해 부실화를 겪는 기업이 나오고 있단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위축된 사모펀들이 메자닌을 현금화시켜 유동성이 높아진 것과 출발 당시 공급이 많아 우려됐던 코스닥벤처펀드에도 청신호가 들어온 점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용어설명

△메자닌

메자닌은 이탈리아어로 1층과 2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뜻한다. 투자에서 이 용어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 상품으로 쓰이고 주식 연계 채권(ELB)이라고도 한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이 포함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