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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여사` 김혜경…`엄마의 마음` 이재명 공약에[배우자 열전①]

현장 목소리 '수첩'에 깨알 메모…공약에 반영
"직업은 전업주부" 굴 작업장에서 직접 까기도
권양숙 여사에 '꽃바구니' 보내며 비둘기 역할
"후보만 준비된 게 아니더라…친화력 놀라"
  • 등록 2022-01-29 오전 8:00:00

    수정 2022-01-29 오전 8: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소리 없이 강하다. 쉿~! 레간자`

`레간자`는 1997년 3월 대우자동차에서 독자 개발한 중형 승용차로, 마케팅의 귀재 고 김우중 회장에게도 저 문구의 인상은 강렬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조용한 광폭` 행보는 지금까지도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 회자되는 이 캐치프레이즈를 연상케 한다. 전국 곳곳의 현장을 다니며 이재명 후보 못지않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지만, 사전에 일정은 공개하지 않아 비교적 언론 노출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동안, 노인·아동·장애인·워킹맘 등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과 소통하며 이 후보가 미처 챙기지 못한 빈틈을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허위 경력 논란으로 등판 시점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과는 사뭇 대비된다.

민주당 선대위 후보 배우자 비서실 등에 따르면, 김 씨는 항상 손에서 `수첩`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를 빠짐없기 기록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이 후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날 그날 직접 전달한다. 이 후보가 “아내와 편안하게 수다 떨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할 정도로 두 사람 간 대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전한 목소리 가운데 일부는 후보 `공약`으로 발전했다. 지난 25일 농업 공약으로 발표한 `농업인을 위한 특수건강검진사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김씨가 지난 5일 충남 부여군에서 여성 농업인과 얘기를 나누다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당시 여성 농업인은 “우리가 골병을 많이 앓는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토로했고, 김 씨는 이를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군인 상해보험 제도` 역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김 씨의 조언을 받아 시작했다. 이 후보는 전국 최초로 군인 상해보험 제도를 도입한 뒤 경기지사 시절 31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대선 공약으로까지 발전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엄마의 마음`이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26일 경남 사천에 있는 아열대 채소농장에서 공심채 나물 수확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책 조언 등 `책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는 `주부 9단`의 면모까지 뽐낸다고 한다. 사람들과 만나서도 스스로 “직업은 전업주부”라고 소개한다. 최근엔 다문화 통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아열대 채소 농장을 방문해 공심채를 수확하고, 긴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두른 채 굴 작업장에서 굴을 까기도 했다. 이날 일정에 동행한 한 의원은 “처음 해보는 일일 텐데 짧은 시간에 현장을 빨리 파악하고 손도 굉장히 빠르더라”면서 “놀라울 정도로 친화력이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 동안 후보뿐 아니라 여사님도 `준비됐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덧붙였다.

일정 중에는 체험 활동이 유독 많은 편이다. 119 안전체험관을 방문해 심폐 소생술을 직접 해 본다거나, 농악전수관을 방문해 전수생들과 함께 고소춤을 추는 식이다. “실제 그 분들이 하는 일을 체험해보면 뭐가 개선돼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씨는 이 후보 사이에서 ‘비둘기’ 역할도 자처했다. 지난 25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생일 때는 인편으로 꽃바구니를 보내고 축화 전화를 했다. 지난달 23일에도 이낙연 전 대표 부인 김숙희 씨 생일에 맞춰 꽃바구니를 보내는 등 내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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